신라아이파크면세점(호텔신라ㆍ현대산업개발 합작)과 갤러리아면세점63은 지난 7월 관세청이 15년 만에 처음으로 추가로 허가한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이다. 치열한 전쟁에서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호텔신라와 한화갤러리아는 완전 개장을 내년으로 미룬 채 일부만 문을 여는 반쪽짜리 신규 면세점을 공개했다. 이 같은 오명이 이들 삼성ㆍ한화 3세의 행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9시 서울 용산 신라아이파크면세점에서 열린 개장식은 양창훈·이길한 공동대표와 내부 관계자들만이 모여 면세점 상표가 새겨진 휘장 뒤에서 간단히 사진 촬영한 후 끝났다. 이 사장은 이날 오전 면세점 개장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다만,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만 개장식이 끝난 후 잠시 면세점을 둘러보는 모습만 포착됐다.
이 사장이 그동안 신규면세점을 위해 사업 구상에서부터 부지 및 입주업체 등의 선정·설립·개장에 이르기까지 직접 현장을 뛰며 심혈을 기울여왔다는 점에서 개장식 불참에 대해 많은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두 회사의 반쪽짜리 오픈은 정부의 요구에 맞춰 무리하게 '1차 개점'을 한 것에 따른 영향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이 면세 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적 명품이 많이 입점하지 못한 채 전체 매장의 60%만 개장한 것은 준비기간이 촉박했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내년 3월 모든 매장과 내부 장식이 마무리된 후 그랜드 오픈식에는 이 사장이 참석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반면 오픈간담회서 공개한 갤러리아63 면세점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화장품을 제외하고 아예 명품 브랜드가 없어 '무늬만 면세점'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김 과장의 깜짝 등장은 갤러리아면세점63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갤러리아승마단 소속이기도 한 김 과장은 "승마 선수 경험이 명품 브랜드 유치 등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향후 그랜드 오픈에서의 면세점 모습은 다를 것임을 시사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신규면세점의 경쟁은 삼성ㆍ한화 3세는 물론 두산은 박용만 회장의 장남 박서원 전무가, 신세계는 이명희 회장의 장녀 정유경 총괄사장이 면세점 사업을 진두지휘하면서 재계 3세들의 실력검증이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