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총선 출마하나… '입당의 변' 전문

입력 2015-12-27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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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전 경찰대 교수)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새정치민주연합 입당을 선언했다.

다음은 표 소장이 밝힌 공식입장이다.

안녕하세요 표창원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하며 ‘정치인’으로서의 첫 발을 내딛게 되었기에 인사드립니다.

우선, 그동안 제게 보내주신 관심과 염려, 격려와 당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주신 말씀들 다 담고 깊이 생각한 뒤, 다음과 같은 마음으로 정치인의 길을 걷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많은 관심과 지도,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1. 정치를 통해 ‘정의’를 실현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전 경찰관, 교수 그리고 방송인과 작가로 ‘정의’를 말하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제, 그 주장과 방안들을 법과 제도로 만들어 내는 일에 매진하겠습니다. 저는 그동안 범죄와 수사기관의 불법행위, 그리고 권력적 부패와 비리를 ‘정의의 적들’로 규정하고 비판해 왔습니다. 이제, ‘정치’를 통해 실제로 바로잡아 보겠습니다. 불완전한 인간들이 사는 세상이라 ‘완전한 정의’란 있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수긍하고 받아들일 만큼의 정의’는 제대로 된 국가의 필수조건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정의가 무너져’ 있습니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절박함이 절 정치에 직접 나서게 했습니다. 한 번 제 모든 것을 바쳐 도전해 보겠습니다.

2. 정치를 통해 ‘안전’을 확보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동안 전 ‘범죄와 안전문제 전문가’로 연구와 강의, 정책자문 등의 활동을 해 왔습니다. 그 사이 숱한 강력사건과 학교폭력, 안전사고로 인해 고통받는 피해자와 가족분들을 보며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인간이 사는 세상이라 완전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자기 방어 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여성과 노인, 어린이, 장애우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나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학교 폭력, 그리고 세월호 참사 같은 말도 안되는 ‘인재’는 막아야 합니다. 사람의 가치를 가볍게 여기는 나쁜 정치와 권력이 방치해 온 ‘안전’, 말로만 떠들어 온 ‘안전’을 실제로 확보해 드리기 위해 전력을 다 해 보겠습니다.

3. 정치를 통해 ‘어린이, 청소년에게 꿈과 행복’을 찾아 주고 싶습니다.

그동안 전 일탈 청소년들과 아동학대 피해 어린이들을 만나면서 문제의 근원에 도사린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불합리에 답답하고 가슴아팠습니다. 부모의 가난과 실패 등 불우한 환경에 처하면 아예 “꿈꿀 희망조차 박탈하는” 차갑고 잔인한 우리 사회, 돈이 없으면 공부, 운동, 예술 그 어떤 분야에서도 소질을 발견하고 능력을 발휘할 기회 조차 주지 않는 우리 사회의 냉정한 벽 앞에서 좌절하고 분노와 불만에 가득 차 일탈과 범죄의 길로 들어서는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꿈과 행복을 찾아주고 싶습니다. 법과 제도, 정책, 그리고 사회적 역량의 결집과 조율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만이 해낼 수 있는 일입니다.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4. 정치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 싶습니다.

그동안 전 지난 2012년 대선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불법 여론조작 범죄’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제 직업도 포기했고, 국정원으로부터 고소를 당할 정도로 글을 쓰고, 10만명 그리고 20만 명의 서명을 받아 국정조사 청원을 하고, 국정조사 증인으로 출석해 진술하고 거리 강연과 집회 시위 참가 등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전체적 진실’과 ‘구체적인 사실들의 상당부분’은 드러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현재의 권력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 수사기관과 기소기관은 물론, 사법부까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남은 ‘진실’의 발견은 오직 정치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더라도, 얼마나 많은 장애와 어려움과 고통을 마주치게 되더라도, 끝까지 진실을 밝혀 내겠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전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의 자문위원으로 위촉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총체적 문제, 소위 ‘적폐’가 집약된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 역시 결코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희생자와 생존자, 그리고 가족 여러분의 마음을 제 가슴에 늘 간직하며, 정치를 통해, 진실 규명 작업에 끝까지 함께 해 나가겠습니다. 그래서, 다시는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확실한 대책을 강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습니다.

5. 정치를 통해 ‘아름답고 멋진 대한민국’을 찾아 드리고 싶습니다.

그동안 전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숱한 외세의 침략에도 굳건히 자주성과 독립성을 지켜온 나라, 기나긴 일제의 폭압과 침탈에도 굴하지 않고 저항해 온 의지와 근성의 나라, 비인간적인 공산 전체주의 북한의 남침과 적화 야욕 앞에서 온 몸 던져 자유를 지켜낸 국민, 전쟁의 참화를 딛고 산업화의 기적을 일궈 낸 국민, 군사독재의 폭정을 끝장낸 자랑스런 시민혁명, 그 엄혹한 환경에서도 민주주의를 일궈낸 멋진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자랑해 왔습니다. 그 대한민국이, 국민이, 분열하고 고통받고 아파합니다. 헌법이 유린되고, 자유가 짓밟히고, 독재와 폭압의 망령이 되살아났다며 국제사회의 걱정과 조롱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백범 김구 선생님은 해방된 조국 대한민국이 “아름다운 나라”가 되길 소망하셨습니다. 문화와 예술이 융성하고, 빈부와 신분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귀하게 여겨지는 사회, 우리가 잘 살게 됨으로써 세계 평화에 기여하고, 이읏 나라들이 우리를 따라 아름다워지는, 그런 ‘아름다운 나라’ 말입니다. ‘Ugly Korea’가 아닌, 우리 아이들이 세계 다른 나라 친구들을 만나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아름다운 나라’를 아름다운 우리 국민 여러분께 찾아드리고 싶습니다.

6. 신인, 새내기 정치인으로서 참신하고 깨끗한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정치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국민이 모를 것 같지만 다 알고 계십니다. 겉으로는 국가와 민족, 국민, 자유, 안보, 민주, 복지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자신과 집단의 이익을 계산하고, 음모와 술수를 꾀하고, 어떤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권력과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노회한 정치인들의 진면목을 알고 계십니다. 하지만, 그들이 쌓아 놓은 진입장벽과 기득권 카르텔의 힘이 너무 강해 어쩌지 못해 분노하고 계십니다. 정치는 그런 사람들, 특별한 소수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고 싶습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의 자세와 마음으로, 동료 시민들과 함께, 그 목소리를 대표하고 대변하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가능한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활발한 소통을 하겠습니다. 언제든, 저도 기성 정치인의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면 깨우쳐 주십시오. 깨우치지 못하면, 더 추한 모습 보이기 전에 퇴출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아마 그 전에 스스로 물러날 것입니다.

7. ‘신사의 품격’과 ‘전사의 용맹함’을 함께 갖춘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뉴스를 보며 부러워 하는 미국의 오바마, 캐나다의 트뤼도, 독일의 메르켈, 영국의 카메론.. 그리고 그들과 격론을 벌이면서도 품격을 잃지 않는 야당 정치인들을 보며 ‘남의 나라’ 정치를 부러워만 하고 있어서야 되겠습니까? 피겨의 김연아, 수영의 박태환, 축구의 박지성과 손흥민, 야구의 박찬호와 류현진, 추신수, 발레의 강수진.. 다양한 분야의 한국 대표들은 세계의 존중과 선망,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정치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억지와 비논리, 무식과 몰양심이 아닌 상식과 합리, 논리와 분석, 치밀한 준비와 노력의 결과물인 ‘신사의 품격’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단호하고 결연하며, 불의 앞에선 결코 타협이나 물러섬이 없는 ‘전사의 용맹함’을 보여드리겠습니다.

8. 강하고 유능한 야당, 집권이 준비된 수권 정당의 모습을 갖추는데 기여하겠습니다.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경제와 민생을 파탄시키는 새누리당이 여전히 흔들리지 않는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는 데 대해 국민 탓을 하면 안됩니다. 국민은 언제나 옳으십니다. 국민의 선택과 지지를 받지 못하는 야당의 잘못이 큽니다. “그래도 새누리가 더 믿음직스럽다”는 국민이 다수인 것이 현실입니다. 저는 지금 극단적인 분열과 내분에 휩싸인 ‘사상 최악의 야당’에 들어갑니다. 제가 모르는 야당 정치인들 끼리의 감정과 관계가 얽히고 설켜 있을 것입니다. 그건 당신들끼리 푸시기 바랍니다. 흔들리는 나라와 아파하는 국민 앞에서, 그런 사치를 누리는 당신들 끼리의 다툼에 말려들거나 끼어들 생각 없습니다. 야당의 역할은 너무도 막중합니다. 강해져야 합니다. 유능한 모습을 갖춰야 합니다. 사회 갈등을 해소하고 정권이 야기한 문제를 해결하고, 지금 정부와 정권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국민께 드려야 합니다. 결코 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줄 압니다. 국민과 당원, 지지자들의 뜻과 마음을 따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함께라면, 분명히 할 수 있습니다.

9. 그동안 전 여러 차례 “정치를 하지 않겠다” 말해 왔습니다. 이제 그 말을 거두겠습니다.

제가 “약속을 어겼다” 생각하시고 불쾌하시거나 불편하신 분이 계시다면 정중히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동안 제게 정치를 함께 하자며 연락주시고 제안해 주셨던 안철수, 김한길 전 대표, 천정배 의원, 정의당 관계자 여러분, 박준영 전 전남지사 등 여러 선배 정치인 여러분께 무례한 거절과 무응대 했던 점 사과드립니다. 당시에는 정말 정치를 할 뜻이 없었고, 제 본연의 자리를 지키기로 결심을 했었기 때문에 단호한 거절 의사를 밝혔었습니다. 당시에는 문재인 의원의 요청에도 같은 단호한 거절을 했었습니다. 이번에 함께 하자는 문재인 대표의 요청에 응하게 된 것은 와해되고 분열하는 제1 야당의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기 때문이고, 전과 달리 이번엔 부족한 제 힘이라도 보태드려야 한다는 의무감이 강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며칠 사이에 온라인 입당을 하신 수만 명의 시민 분들과 같은 마음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0. 제 정치 참여를 반대하시는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우선, 조만간 ‘그것이 알고 싶다’ 등 방송을 통해 더이상 여러분을 만나뵐 수 없게 될 듯 합니다. 저도 무척 아쉽고 아쉬워 하실 시청자와 제작진께 사과드립니다. 정치에 발 담그지 않길, 때묻지 않길, 치우치지 않고 바른 말, 정의의 목소리를 내주길 기대하셨던 분들께도 사과드립니다. 여러분께 미안한 만큼, 더 열심히,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5년 12월 27일

표창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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