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철강업계 지분경쟁 '후끈'

입력 2007-05-0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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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화두' 속 유사업체 지분 매입…적대적 M&A 논란도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의 지분 맞교환으로 재조명 받고 있는 세계적인 철강업계 인수합병(M&A) 열풍이 코스닥시장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중국의 저가 공세에 따른 경쟁 심화 등으로 생존이 최대 '화두'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에서 나타나는 철강업체들의 지분경쟁은 스테인레스 가공업체인 코일센타(Coil Center) 들이 제품 판매처 관계인 강관업체 지분을 인수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황금에스티의 넥스트코드 지분매입, 영광스텐의 동신에스엔티 최대주주 등극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미주제강의 성원파이프 인수처럼 유사 업체간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인수를 추진한 사례도 있다.

황금에스티(지분신고자는 굿스틸파트너스)는 지난 2일 강관업체 미주제강·성원파이프의 대주주인 넥스트코드 지분 4.60%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황금에스티는 스텐레스를 가공해 강관업체 등에 판매하는 '코일센타' 분야에서 국내시장 선두업체이다.

황금에스티가 지분을 매입한 넥스트코드는 국내 4위 강관제조업체인 미주제강과 스텐레스강관 2위업체인 성원파이프를 거느린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결국 황금에스티가 자신들의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체들의 지주사인 넥스트코드 지분을 직접 겨냥한 것이다.

황금에스티 관계자는 "현재는 투자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한 것이며, 양사간 사업적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향후 전략적 제휴 등을 검토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넥스트코드와의 사전 협의 없이 매입했다는 점에서 향후 지분경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황금에스티의 넥스트코드 지분 매입은 동신에스엔티-영광스텐간 지분경쟁 구도와 유사하다.

황금에스티 처럼 '코일센타'인 영광스텐은 최근 스텐레스강관 5위인 동신에스엔티의 최대주주(지분율 27.83%)로 등극해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다.

영광스텐 측은 "동신에스엔티의 주식이 저평가돼 있고, 양사가 공동 마케팅 추진, 거래처 공유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지분을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동신에스엔티 측은 초다수결의제 등을 도입하면서 경영권방어에 나서, 적대적 인수합병(M&A)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미주제강이 성원파이프를 인수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세아제강, 현대하이스코, 휴스틸에 이어 국내 4위의 강관제조업체인 미주제강은 지난해 성원파이프를 인수했다. 미주제강은 스파이럴강관 분야에서는 1위사업자이지만, 스텐레스강관 분야에서는 7위권에 그치고 있었다.

그러나 스텐레스강관업계 2위 사업자인 성원파이프를 인수함에 따라, 양사의 점유율을 합쳐 세아제강(19.8%), LS산전(17.0%) 등 대기업들을 제치고 업계 1위(25.9%)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중소형 철강업체들의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업체간 생존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상일 서울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해도 당장 제품 가격을 올리기 힘들고, 군소업체들이 난립하는 상황에서 중소업체들의 수익성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업체들간 전략적 제휴를 포함한 구조조정이 활발히 진행돼 시장이 단순화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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