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사사키 후미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입력 2015-12-2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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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줄이고 나니 보였다, 사람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주다.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의문을 가진 사람이라면 사사키 후미오 작가의 조언에 주목해 보자.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비즈니스북스)는 물건을 줄임으로써 삶의 모든 것을 달라지게 만드는 방법과 철학을 다룬다. 그는 최소한으로 물건을 줄여 여유 있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미니멀리스트들의 삶을 접한 이후에 스스로가 그런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미니멀리즘’은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이거나 중요한 것을 위해 그 외의 것을 줄이는 일을 말하며, 이를 실천하는 사람을 ‘미니멀리스트’라고 부른다.

책을 펼치면 물건을 버린 이후에 저자의 삶에서 일어난 사건들이 몇 장의 사진에 담겨 있다. 버리기 전과 이후의 삶은 독자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줄 것이다. 모두 5개 장으로 구성된 책에는 왜 물건이 자꾸 늘어나게 되는지, 인생을 가볍게 만드는 비움의 기술 55가지, 물건을 줄인 이후에 찾아온 12가지 변화 등이 담겨 있다.

사실 우리는 너무 많은 물건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지금도 더 많은 물건을 갖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을 수도 있다. 쓸모없는 물건을 과감하게 버리는 일은 단순한 활동이지만 이것이 주는 변화는 대단하다.

흥미로운 것은 갖고 있는 물건을 없애면 없앨수록 삶 자체가 바뀌게 된다는 사실이다. 얼마만큼 줄이는 것이 정답일까. 몇 개라는 표현 대신 저자가 내놓은 답은 이렇다.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 소중한 것을 위해 줄이는 사람”.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더 많이 갖고 있으라고 권하는 체제다. 웬만큼 자기 주관이 강하지 않고서는 이를 역행해서 살아갈 수는 없는 일이다. 저자는 자신이 물건의 주인이 아니라 도구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시대에 대해 과감한 비판을 아끼지 않는다.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얼마만큼 버려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 등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3장 ‘인생이 가벼워지는 비움의 기술 55’에 주목해야 한다. 버릴 수 없다는 생각을 버려라, 버릴 수 없는 게 아니라 버리기 싫을 뿐, 추억을 디지털로 보관하라, 영원히 오지 않을 ‘언젠가’를 버려라, 박물관을 지을 게 아니면 컬렉션을 버려라, 정말로 필요한지 물건에게 물어보라, 버릴까 말까 망설일 때 버려라, 건강할 때 인생을 정리하라, 자신에게 맞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라.

흥미로운 점은 불필요한 것을 버리면 오롯이 자신이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것만 남게 된다는 사실이다. 버리는 삶은 본질에 충실한 삶을 가능하게 해주는 중요한 삶의 방식이기도 하다. “정말로 중요한 것을 발견하기 위해 미니멀리즘이라는 도구가 존재한다”는 말에 저자의 본심이 담겨 있다.

물건을 버린 이후에 우리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물건을 줄인 후 찾아온 12가지 변화’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다. 시간이 생기고, 생활이 즐거워지고, 남과 비교하지 않게 되고, 남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며, 집중력이 높아지고, 순간을 즐기며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2015년의 마지막 주다. 한 주를 어떻게 하면 의미 있게 보낼 것인가, 그리고 새해를 어떻게 맞을 것인가를 고심하는 독자라면 주변 정리를 하는 데서부터 시작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주변에 불필요한 것들을 과감하게 정리하라. 말끔하게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한 해를 보내는 훌륭한 의식을 수행할 수 있다. 저자의 결론은 이렇다. “나는 물건을 줄이고 나서 소중한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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