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약·바이오의 미래

입력 2015-12-2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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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효 산업2부 기자

2015년 을미년(乙未年)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아주 의미 있는 한 해였다. 한미약품은 올해 들어서만 세계 굴지의 다국적 제약회사와 여러 건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8조원가량의 최대 기술 이전료를 거머쥐게 됐다.

특히 계약을 맺을 때마다 그 규모는 국내 제약업계 사상 최대를 잇따라 경신했으며, 지난달에는 자체 개발 중인 지속형 당뇨신약 포트폴리오인 ‘퀀텀 프로젝트’ 기술을 5조원 규모로 수출하면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 신약 기술이전의 계약금 규모는 올해 전 세계에서 이뤄진 신약 기술이전 계약금 중 4위를 차지했다.

지난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3공장 공사에 착수했다. 삼성그룹이 바이오 사업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딘 것. 이 공장은 총 8500억원이 투입돼 설비 규모(연간 생산능력 18만ℓ)와 생산 효율성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삼성은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후발주자지만, 공격적이고 선제적인 투자로 늦은 출발을 극복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3조원에 가까운 돈을 쏟아붓고 있다. 오는 2018년 제3공장이 완공되면 생산능력이 36만ℓ로 증가, 론자(26만ℓ)·베링거인겔하임(24만ℓ) 등을 제치고 단숨에 세계 1위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전문기업(CMO)으로 도약하게 된다.

이처럼 올해는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변방에 머물던 국내 기업들이 뚝심 있는 연구·개발(R&D)과 전방위적인 투자를 토대로 선진 시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한 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정부 차원의 지원 노력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기업의 적극적인 R&D 투자, 정부의 규제 개선, 정부와 민간의 협력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미래 열쇠임이 틀림없다. 2016년 병신년(丙申年)에도 이들의 건투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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