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M&A 자본, 한국 소비재 기업 눈독

입력 2015-12-2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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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실업 등 올해 인수·지분투자 21건, 작년보다 2배 늘어… 내년에는 대기업으로 확장 전망

중국 기업의 국내 소비재 기업 인수 증가세가 매섭다. 첨단기술과 성장전략을 확보하고 사업영역을 확장하려는 중국 자본의 국내 기업 투자는 내년에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8일 삼일회계법인의 유상수 부대표가 분석한 ‘중국의 투자 현황 및 대중국 비즈 발전전략’에 따르면 올해 중국 자본의 국내 기업 인수 및 지분 투자 사례는 21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9건에 비해 2.3배 늘어난 수치다.

올해 중국 기업의 국내 기업 인수 중 거래금액이 가장 큰 경우는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9억3400만 달러)다. ‘또봇’으로 유명한 영실업이 중국 사모투자펀드(PEF)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에 매각된 것도 주목할 만한 사례다.

유 부대표는 중국 자본의 국내 기업 인수가 동종 산업에서 이종 산업으로 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전까지는 기존 사업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중국 자본의 국내 기업 인수 이유였다면 최근에는 사업영역 확대로 흐름이 변하는 것이다.

로코조이(모바일 게임)의 이너스텍(무선통신) 인수, 알리바바(전자상거래)가 투자한 오킴스하이타오의 휴바이론(화장품) 인수 등이 중국 자본의 이종 산업 진출 사례다. 중국 자본은 국내 미디어 산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최대 민영기업인 쑤닝유니버셜은 올해 레드로버(애니메이션)와 FNC엔터테인먼트에 투자했다.

2016년 중국 자본의 국내 기업 인수는 소비재를 중심으로 전 산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삼일회계법인은 게임ㆍ영화 부문은 로코조이, 룽투, 중신그룹이 국내 기업 인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유아ㆍ아동 관련 및 유통부문은 리앤펑, 랑시그룹, PAG, 신세기그룹을 유력 인수 후보 회사로 꼽았다. 국내 소비재 제조업체를 인수하려는 중국 기업으로는 쥐메이 인터내셔널, 뉴월드그룹, 썬마 등이 있다.

유 부대표는 “중국 기업은 한국 기업 인수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의 발판 확보와 업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며 “중국의 1가구 1자녀 정책이 폐지되면서 소비재의 질적 향상이 중요시되는 것도 이들이 국내 기업 인수에 나서는 이유”라고 말했다. 삼일회계법인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상반기 해외 인수ㆍ합병(M&A) 투자는 560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늘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편 투자은행(IB) 업계는 내년 중국 자본의 국내 대기업 M&A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2월로 예정된 동부제철 본입찰에는 중국 자본의 참여가 유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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