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증시결산] 여의도 증권가에 무슨 일 있었나

입력 2015-12-2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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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거래’ 증권맨 무더기 적발…‘불통개혁’ 한화증권은 적자 전환…‘통큰베팅’ 미래에셋 업계 1위 도약

올해도 한국 자본시장의 중심 여의도는 다사다난했다. 검찰의 전방위적 증권범죄 수사는 칼바람을 몰고 왔고,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의 ‘개혁’은 사상 초유의 집단 항명으로 이어졌다. 미래에셋증권이 KDB대우증권을 품으면서 업계 최대 공룡도 탄생했다.

◇검찰 칼날 맞은 증권가 ‘꽁꽁’=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불공정거래 등으로 전·현직금융기관 임직원 등 27명을 적발하고 이 중 19명을 구속기소했다.

이번 검찰 수사에서는 증권사와 기업 임직원, 증권 방송인 등 여러 방면 전문가들의 합작범죄가 속속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최근 3년간 188회의 블록딜을 성사시키며 ‘증권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대형 증권사 법인영업부 소속 직원은 블록딜 알선 혐의로 구속됐으며, 현직 증권사 직원 5명과 증권 방송인 1명은 현대페인트 전 대표로부터 주식 매수 청탁을 받고 나서 향응과 수천만원의 금품을 수수하고 시세조종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수사가 3~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자신도 모르게 범죄에 연루됐을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종사자들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연이은 검찰 수사로 여의도 전체가 범죄 소굴처럼 비치고 있다는 탄식도 나왔다.

◇‘집단항명’ 부른 주진형식 개혁= 주진형 대표의 개혁 중심 경영은 한화투자증권 임직원의 집단 반발로 이어졌다. 취임 이후 고객 보호란 명목 아래 매도 리포트 확대, 과당매매 금지, 사내 편집국 설치 등 여러 혁신 제도를 도입한 주 대표는 ‘서비스 선택제’ 시행을 두고 임직원과 극한 갈등을 빚었다.

리테일본부 사업부장과 지점장들은 소액 투자자의 수수료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 고객 이탈과 영업기반 훼손이 우려된다며 제도 시행 유보를 요청하는 집단 항명을 냈다. 그러나 주 대표는 제도를 강행하고 집단 항명을 주도한 임원과 지점장에 대한 문책성 징계를 내렸다. 이에 지점장들은 협의체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주 대표의 불통 경영을 지적했다.

일각에선 한화증권은 물론 그룹 이미지마저 손상될 때까지 제대로 상황을 통제하지 못한 한화그룹에도 책임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화증권은 3분기 138억7900만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다시 신화 쓴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대우증권 매각 우선협상자에 선정되면서 미래에셋증권은 창업 18년 만에 업계 1위로 도약했다. 미래에셋과 대우증권의 자기자본을 더하면 8조원 규모로 기존 업계 1위였던 NH투자증권(4조6044억원)을 큰 차이로 따돌린다.

‘증권맨의 신화’로 불리는 박 회장은 2조4000억에 이르는 과감한 베팅으로 대우증권을 품에 안았다. 업계는 미래에셋이 이번 인수를 발판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은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인수로 확충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 각지의 우량한 투자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한 업계 1위의 자산운용사와 미래에셋대우증권의 시너지는 1+1이 3, 4, 5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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