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28일(현지시간) 시간외 거래에서 소폭 상승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저유가에 대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 시간외 거래에서 내년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이날 오후 10시 52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0.05% 상승한 배럴당 36.8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내년 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0.14% 오른 배럴당 36.67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국제 유가는 정규거래에서 내년 이란의 원유 수출 재개 등으로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미국 원유재고 발표를 앞두고 사우디아라비아의 내년도 예산안이 발표되면서 하락세가 잦아든 모양새다.
이날 사우디 재무부는 2016년 예산안과 함께 각종 보조금 축소 계획을 발표했다. 재무부는 내년도 세입이 5138억 리얄로 올해보다 15%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 결과 내년도 재정 적자는 3262억 리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1년간 지속된 유가 하락세가 사우디 재정에 직격탄이 된 것이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는 원유 수출이 재정 수입의 75%를 차지한다. 이와 관련해 사우디 유력 투자은행 자드와(Jadwa) 인베스트먼트는 내년도 예산안이 국제유가를 배럴당 29달러대로 가정 하에 작성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보조금 축소를 시작으로 사우디가 저유가 시대를 대비해 감산 등 특단의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릭 스푸너 CMC마켓 수석 애널리스트는 “사우디 내년도 예산안은 원유 시장이 받은 영향에 대한 (사우디의) 인식이 변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지난 한해 동안 공급과잉과 그로 인한 유가 하락 압력이 무엇인지 입증됐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30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 재고량을 발표한다. 블룸버그는 25일 마감한 주의 원유재고가 225만 배럴 줄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