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조선ㆍ해운업 위기와 더불어 자산건전성이 크게 나빠진 수출입은행(수은)에 1조원을 현물출자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2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수은에 대한 현물출자안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정부가 보유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분 1조원어치를 수은에 출자하는 방식이다.
이번 현물출자는 수은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수은은 올해 9월 말 기준 BIS 비율이 9.44%로 지난 2009년 3월(9.34%) 이후 6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10% 미만으로 떨어졌다.
은행 경영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BIS 비율이 10% 미만인 곳은 국내 은행 중 수출입은행이 유일하다.
올해 안에 출자를 받지 못하면 연말 BIS 비율이 10% 미만에서 확정돼 대외신인도나 자금 조달 비용에 나쁜 영향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정부는 2012년 이후 여러 차례 수은해 출자해 BIS 비율을 높였지만 올해 들어 성동조선, SPP조선 등 조선업체 위주로 부실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건전성이 악화돼 왔다.
수은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과 1999년에 각각 8049억원, 8000억원에 이어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 6500억원, 2009년 1조500억원의 출자를 받았다.
2011년과 2012년에도 1조1000억원, 8793억원의 추가 출자가 이뤄졌다. KDB산업은행도 수은에 대해 5000억원 규모의 추가 출자를 추진하고 있다.
수은은 정부 지분이 70% 정도고 나머지 지분도 산업은행과 한국은행 등이 들고 있어 추가 출자는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것을 뜻한다.
그동안 수은은 경영 여건이 악화돼 정부가 1조 원을 추가 출자해야 한다고 요청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수은이 종합적 자구안을 가져와야 출자해주겠다는 입장이었다.
수은 경영진이 내년 기본급 5%를 삭감하는 등 쇄신 방안을 내놓음에 따라 정부가 추가 출자를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