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마이라이프] 은밀하고도 위대한 그들만의 공간 뮤지컬 <오케피>의 배우 서범석

입력 2015-12-3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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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케피>의 배우 서범석과 공연 포스터(샘컴퍼니 제공)
▲뮤지컬 <오케피>의 배우 서범석과 공연 포스터(샘컴퍼니 제공)

오케스트라 피트(Orchestra Pit : 오페라나 뮤지컬 등의 무대 아래 설치된 오케스트라의 연주 공간)의 줄임말 ‘오케피’. 무대와 관객석 사이, 그들만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려낸 뮤지컬이다. 배우 황정민이 연출과 주연(지휘자)을 맡은 작품으로 하프, 오보에, 바이올린, 트럼펫, 피아노 등 13가지 악기와 함께 개성 있는 배우들의 모습이 유쾌하게 펼쳐진다. 그 중 오보에 연주자 역을 맡은 배우 서범석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Interview] 뮤지컬 <오케피>의 배우 서범석

출연하게 된 계기

2012년, 동갑내기 친구인 배우 황정민씨와 <맨 오브 라만차>를 할 때였어요. 당시 연습실도 지금 <오케피>를 준비하는 곳과 같은데, 그때부터 황정민씨가 오케피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죠. 정말 좋은 작품이고, 제 목소리가 오보에 연주자 역에 잘 맞을 거라면서요. 그렇게 해서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황정민씨가 캐스팅 제안을 했고, 저도 다른 작품 보지 않고 무조건 기다렸죠. 어떤 배역을 염두에 둔 건 아니고 친구가 맞다 하니 따라가자 해서 했는데 정말 만족스럽고 좋아요.

오보에 연주자는 극 중 어떤 인물인지

오케스트라 피트 안에서 복잡다단한 소동들이 많이 벌어지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부화뇌동하지 않고 고요하게 중심을 잡아나가는 인물이에요. 언제나 일찍 오고, 지각 한 번 하지 않으며 늘 곧은길을 가려고 하죠. 평생 누군가에게 도움을 바라지도 않고, 주지도 않고 살던 그가 한 사건으로 인해서 큰 도움을 원하게 되고, 결국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으며 성격도 변하게 돼요.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았던 인물이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통해 느낀 감정을 2막에서 노래로 표현하죠. 그 장면이 더욱 감동적으로 보이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전까지의 캐릭터를 잘 다져놔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그 점을 가장 신경 쓰고 있어요.

작품 출연 전후 오케스트라 피트를 바라보는 시각

완전히 달라졌어요. 이전에도 오케스트라 피트와 함께한 작품들을 해봤지만,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특별히 그들이 더 소중하게 여겨지더라고요. 예전에는 어떤 파트에서 어떤 악기가 나왔다는 것까지는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 지금은 그런 점들이 눈에 보이고, 더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런 마음이 더해져 그들과 함께 진정으로 하나가 되는 공연을 할 수 있게 됐죠.

<맨 오브 라만차>에서 연기한 세르반테스·돈키호테가 꿈의 배역이라 했는데, 현재의 꿈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맨 오브 라만차>를 다시 한 번 해볼 수 있다면 좋겠어요. 나이가 더 들었고 세월이 흘렀기 때문에 그때보다 조금 더 발전한 모습으로 깊이 있게 완성도를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극중에서 세르반테스가 표현하고자 했던 부분들이 공연을 끝내고 나니 더 이해가 되고 잘 보이더라고요.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런 점들을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싶어요.

20여 년 넘게 뮤지컬 무대에 섰는데, 감회와 계획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며 생활처럼 습관처럼 작품을 해온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이제는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더 진실한 마음으로 작품을 대하면서 역할에 더 파고들어보려고요. 그래서 <오케피>도 더 심도 있게 들어가보려 해요. 외부와의 연락도 좀 자제하고 한번 진지하게 임해보려고요.


▲뮤지컬 <오케피> 스틸컷(샘컴퍼니 제공)
▲뮤지컬 <오케피> 스틸컷(샘컴퍼니 제공)

△배우 서범석

대표작 <황홀한 이웃>, <두 도시 이야기>, <맨 오브 라만차>, <서편제> 등. 제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남우주연상, 제14회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조연상 수상.


△ 뮤지컬 <오케피>

일정: 2월 28일까지

장소: LG아트센터

연출: 황정민

출연: 황정민, 오만석, 서범석, 윤공주, 송영창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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