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가는 사람들]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CEO “재활용로켓으로 비용감축”

입력 2015-12-3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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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지상 100km까지 올랐다가 1.4m 떨어진 지점 착륙

▲제프 베조스. 사진=블루오리진
▲제프 베조스. 사진=블루오리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닷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 인터넷으로 유통 혁명을 일으킨 그는 요즘 아마존 CEO로서보다 우주 개척의 야심가로서 신문기사 헤드라인에 더 많이 오르내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로켓 재활용에 성공해 먼저 우주산업에 발을 들인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앞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24일(현지시간) 베조스가 설립한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은 우주로켓 ‘뉴 셰퍼드’ 호가 발사 후 원형 그대로 지상에 무사히 착륙하는 등 시험발사 이후 회수까지 전 과정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블루오리진은 전날 오후 12시 21분 텍사스주 서부 밴 혼 인근 발사장에서 뉴 셰퍼드를 발사했다. 이후 로켓은 지상에서 100km 높이까지 올라갔다가 우주선과 분리됐다. 이후 발사 시설에서 불과 1.4m 떨어진 지점에 착륙했다. 로켓이 낙하하기 전 분리된 상단의 우주선도 무사히 착륙했다. 로켓과 우주선 모두 발사 이후 재활용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베조스는 이날 트위터에 “재활용 로켓은 정말 보기 드문 성공이다. 착륙을 통제하기 쉽지 않았지만 해냈다”고 자평했다. 그는 또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우주비행은 마치 항공사들이 비행 후 747여객기를 버리는 것처럼 매우 비효율적”이라면서 “보잉 747여객기를 한 번 비행하고 버린다고 상상해 보라. 그 항공권이 얼마나 비싸겠나”며 블루오리진의 성공에 자부심을 내비쳤다. 베조스의 말대로 그간 로켓은 사실상 ‘일회용’이었다. 한 번 발사된 로켓은 재사용이 불가능해 우주개발 비용을 높이는 요소로 꼽혔다. 그러나 블루오리진의 이번 성공은 우주 개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초석을 마련, 일반인의 우주관광 시대를 훨씬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베조스는 1994년 아마존을 창립한 이후 그야말로 ‘떼돈’을 벌었다. 17일(현지시간) 기준 블룸버그가 집계에 따르면 그는 순자산 593억 달러로 세계 억만장자 4위다. 베조스는 아마존을 통해 번 막대한 자금으로 2000년 블루오리진을 세웠다. 그가 다섯 살 때인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은 유통업체 대표가 생경한 우주개발 산업에 뛰어들게 한 계기가 됐다. 블루오리진은 창립된 지 6년이 지나고서야 세간에 알려질 정도로 베조스는 우주에 대한 자신의 오랜 꿈을 남몰래 키워왔다. 개발 전부터 언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면서 외부 영향을 받지 않고 뚝심 있게 개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번 로켓 재활용 성공으로 베조스가 생각을 바꾼 모양이다. 그는 “우리가 준비되면 사람을 태우고 로켓을 발사할 것”이라며 “모든 일이 잘된다면 2017년에 그것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베조스가 블루오리진 개발 일정을 구체적으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이번 성공으로 머스크를 앞섰다고는 보기엔 이르다는 평가다. 재활용에 성공은 했지만 발사체가 우주 로켓 본연의 목적인 지구 궤도에 진입은 못한 데다, 우주정거장 화물 운송 등 다양한 우주사업을 진행하는 머스크의 ‘X스페이스’에 비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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