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용품 판매업체 펩보이즈 인수전에서 일본 타이어 제조업체 브리지스톤이 결국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에 백기를 들었다.
브리지스톤은 지난달 29(현지시간) 뉴욕증시 마감 이후 성명을 통해 더 이상 입찰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사실상 인수전에서 손을 떼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브리지스톤의 이러한 입장 표명은 전날 아이칸이 이끄는 아이칸엔터프라이즈가 펩보이즈 인수가를 주당 18.5달러에 현금가로 제시한 이후 나온 것이다. 아이칸과의 인수경쟁으로 비용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결국 포기한 것이다.
브리지스톤이 펩보이즈 인수 계획을 발표한 것은 지난 10월. 주당 15달러로 시작한 펩보이즈의 인수가는 브리지스톤과 아이칸이 주거니받거니 하는 사이에 주당 18.5달러까지 뛰었다. 그 사이 회사 몸값이 총 10억 달러 이상이 된 것이다. 지난 11일 브리지스톤과 펩보이즈가 주당 17달러에 인수에 합의하면서 사실상 브리지스톤의 승리로 인수전이 끝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아이칸이 23일 아이칸이 18.1달러로 맞불을 놓으면서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특히 아이칸은 브리지스톤이 제시하는 금액에 무조건 0.1달러를 추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고 쐐기를 박았다.
펩보이즈는 30일 브리지스톤과 계약을 파기하고 아이칸엔터프라이즈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브리지스톤과 펩보이즈 간의 계약 파기로 위약금이 발생하게 되자 아이칸이 위약금을 대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브리지스톤은 3950만 달러의 위약금을 받게 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양측은 펩보이즈가 북미 자동차 용품·서비스 사업 확장에 있어서 주춧돌이 될 것으로 판단,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펩보이즈는 미국 30개 주에서 약 800개 타이어 및 자동차 부품 판매망을 갖고 있다. 미국에서 2200개 타이어 및 정비센터를 운영하는 브리지스톤은 펩보이즈 인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이었다. 브리지스톤은 매출의 40%를 북미시장에서 거둬들인다. 아이칸은 올해 초 손에 넣은 자동차 정비업체 ‘오토 플러스’와 펩보이스를 합병시킬 계획으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