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장관의 위안부 협상이 최종 타결된 가운데 여성단체는 합의를 이끌어 낸 부분에 있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가 하면 ‘굴욕적 합의’라고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이하 여협)는 지난 28일 ‘위안부 문제 합의 관련 우리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고령이고 이제 46명만 생존해있는데, 시간적 시급성과 현실적 여건 하에서 정부가 노력을 기울여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어느때보다 한발짝 나아간 사죄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진정성 있는 반성과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여협은 △일본정부의 위안부 강제 동원 여부가 누락 △합의 이행에 대한 법적 조치 부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소통 부족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이전 관련의 문제 합의 등을 향후 해결과제로 여겼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연)의 경우 이번 합의를 놓고 ‘굴욕적’이라며 모호하고 불완전한데다 한국정부가 내건 약속은 충격적이라며 한국정부의 외교 행태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하고 나섰다.
여연은 “평화비 철거라는 어이없는 조건을 내걸어 그 진정성을 의심케 한 일본정부의 요구를 결국 받아들인 것도 모자라 앞으로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입에 담지도 않겠다는 한국정부의 모습은 참으로 부끄럽고 실망스럽다”며 “평화비는 그 어떤 합의의 조건이나 수단이 될수 없다. 평화비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과 평화를 외쳐 온 수요시위의 정신을 기리는 산 역사의 상징물이자 우리 공공의 재산”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오랫동안 노력해온 관련단체와 상의도 동의도 없이 굴욕적 합의를 내놓으며 정부가 최종 해결 확인을 하는 것은 명백한 월권행위”라며 “광복 70년의 마지막 며칠을 앞둔 이 엄중한 시기에 피해자들을 다시 한 번 커다란 고통으로 내모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국내 각 지역 여성단체도 협상에 대한 거센 비판을 가했다. 대전 여성단체연합은 30일 대전시청 인근 위치한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한·일외교장관 위안부 협상에 대한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시위에 나섰다. 또 재협상 촉구를 위한 1인 시위와 촛불시위 등을 해나갈 계획이다.
부산여성단체연합도 “위안부 피해자들이 수용할 수 있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협상해야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