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검은 승진을 대가로 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전현직 경찰 간부를 재판에 넘겼다.
제주지방검찰청은 전직 경찰서장인 A(60)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B(47·총경 승진후보자)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09년 1월, 당시 형사과장이던 B씨로부터 부하직원을 승진하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사례금 3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실제로 B씨의 부하직원인 D(39·현재 경위)씨는 당시 경장에서 경사로 승진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승진을 한 D씨와 함께 당시 D씨의 팀장이던 C(47·경위)씨도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한편 이번 사건은 A씨가 지난 10월 26일 검찰에 진정서를 내면서 불거졌다.
당시 A씨는 경찰청이 지난 2010년 감찰 과정에서 뇌물을 주고 받은 사실을 알고도 직무고발을 하지 않았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찰청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B씨에 대한 총경 승진 후보자 취소 등의 처분이 없다는 이유로 A씨가 검찰에 형사처벌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낸 것이다.
전직 경찰서장이 승진을 대가로 부하직원들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며 검찰에 수사를 요구하는 사상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B씨는 올해 초 총경 승진후보자가 됐다. A씨는 진정서에서 B씨가 수사 지원비를 횡령했다는 주장도 폈다. 하지만 제주지검은 별도 횡령에 대한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