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서부에서 치명적인 홍수가 발생해 송유관과 항만 터미널, 곡물 엘리베이터가 가동을 중단하는 등 석유에서 농작물에 이르기까지 원자재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기상정보제공업체 아큐웨더에 따르면 미주리주에서 일리노이주에 이르기까지 중서부 곳곳에서 홍수로 최소 20명이 사망하고 도로 수백 곳이 폐쇄됐다. 폭우로 미시시피 강 유역 대부분 수위가 올해에 1월 기준 최고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리노이 강 80km 지역이 현재 접근 차단 상태이며 미시시피 강은 8km 지역에 해당 조치가 적용됐다. 조나선 랠리 미국 해안경비대 대변인은 “수위가 일부 지역에서 다소 낮아졌지만 안전을 위해 폐쇄와 접근 제한 조치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기상청은 세인트루이스 지역 수위가 낮아지고 있으나 미주리 남부와 일리노이 남부, 아칸소, 테네시 등은 앞으로 수일 안에 홍수가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박 운항과 정유, 화학업체 가동이 차질을 빚으면서 원유 재고가 늘어 국제유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고 통신은 내다봤다. 엔브릿지의 오자크(Ozark) 송유관이 이번 홍수로 폐쇄됐다. 이 송유관은 1월 오클라호마 쿠싱 지역에서 우드리버와 일리노이 등에 하루 약 20만 배럴의 원유를 이동하기로 예정됐다. 미시시피 강 이남 지역으로의 원유 운반이 중단되면서 지난주 사상 최대 수준이었던 쿠싱 지역 원유 재고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스펙트라에너지가 운영하는 인근 송유관도 가동을 중단했다. 해당 송유관은 하루 14만5000배럴의 원유를 나른다. 또 엑손모빌과 킨더모건 등 에너지업체들은 남서부 강에 있는 항만 터미널 문을 닫았다.
농가도 비상이 걸렸다. 일리노이주양돈협회는 농부들에게 돼지들을 높은 곳으로 대피시킬 것을 권고했으며 육가공업체들도 트럭을 보내 출시를 앞둔 돼지들을 옮기고 있다. 홍수로 말미암은 정전과 도로 폐쇄로 돼지 2000마리가 익사한 사례도 있다고 양돈협회는 전했다. 그러나 한 농부는 “돼지들을 옮길 곳이 없다”며 “솔직히 불가항력적인 상황이다. 너무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