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범죄와의 전쟁] “주가조작·채권파킹·자전거래 근절”… ‘여의도 포청천’ 납시오

입력 2016-01-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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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지검, 금융범죄 전담청으로 지정

대검 합수단 초대 단장 문찬석 2차장

증권금융범죄 베테랑 검사들 맹활약

운용사애널 등 작전세력 무더기 적발

“국민돈 약탈행위… 관행에 관용없다”

지난해 4월 28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박찬호)는 불법 채권파킹거래 혐의로 맥쿼리투신운용, 키움증권, KTB투자증권, 신영증권 등 7개 증권사를 압수수색했다. 본격적인 금융범죄수사를 알린 검찰의 신호탄이었다.

◇금융범죄 중점검찰청 = 서울남부지검이 금융범죄 중점검찰청으로 지정된 것은 지난해 2월이다. 앞서 이관된 서울중앙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 이어 금융조사1ㆍ2부가 이곳으로 옮겨져 자리 잡았다. 금융감독원ㆍ금융위원회ㆍ한국거래소 등 관계기관과의 공조도 한층 강화됐다.

주축은 오세인(51ㆍ사법연수원 18기) 서울남부지검장과 문찬석(55ㆍ24기) 2차장 검사였다. 오 지검장은 2013년 대검 반부패부장으로 재직하며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최초로 창단한 인물이다. 당시 문 차장은 초대 단장이었다.

지난해 ‘금융청’이라는 깃발 아래 다시 모인 오 지검장과 문 차장은 금융시장의 구조적인 비리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2년 전에는 주가조작세력에 대한 수사가 급해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폐쇄적인 구조 아래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금융전문직들의 불법 관행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 금융시장에 던지는 서울남부지검의 경고였다.

일선 검사 역시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합수단장의 혈통은 서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전두환 전 대통령 비자금 환수팀장을 맡았던 김형준(46ㆍ25기) 부장검사가 이어받았다. 금융조사1부는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을 맡았던 ‘특수통’ 박찬호(50ㆍ26기) 부장검사가, 2부는 저축은행 비리 수사팀에서 활약했던 이진동(48ㆍ28기) 부장검사가 각각 맡았다.

◇적발된 금융범죄 유형 = 지난해 서울남부지검이 적발한 금융범죄사건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국민의 노후를 담보로 하는 정부기금을 빼돌린 사건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채권파킹거래와 자전거래다. 이들 거래는 모두 투자자 보호를 위해 법으로 금지됐지만, 업계에서는 공공연하게 자행돼온 고질적인 악습이었다. 실제 불법 채권파킹거래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로 지난해 7월 재판에 넘겨진 전직 펀드매니저 두모(45)씨 등은 법정에서 “그동안 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진 거래”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또 하나는 주가조작세력과 연계된 사건이다. 지난 11개월 간 시세가 조종된 주가를 기관투자자 등에게 알선해주거나 직접 매수ㆍ매도하는 등의 불법 행위를 저지른 이들이 줄줄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부분 금융기관 임직원,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자산운용사 등 자본시장을 공정하게 운영할 책무가 있는 금융전문가들이었다. 이들이 빼돌린 부당이득은 고스란히 주가조작세력과 불법을 자행하는 대주주들 뒷주머니로 들어갔다. 피해는 서민 투자자들의 몫이었다.

검찰은 이처럼 국민의 돈을 이용해 자기 이익을 채우는 범죄를 “국민 재산에 대한 약탈행위”라고 규정하고 “앞으로도 첩보가 들어오면 끝까지 수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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