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직원들 새해 첫 출근날, 임성기 회장 1100억 주식 선물에 ‘함박웃음’

입력 2016-01-0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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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1인당 4000만원꼴…통 큰 행보 잇따라

지난해 8조원대의 기술 수출 대박을 터트리며, 한국 제약 산업의 역사를 새로 쓴 임성기(77) 한미약품 회장이 통 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16년 새해 첫 출근 날 직원들에 1100억원에 이르는 주식을 선물로 쏜 것이다.

한미약품그룹은 임 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약 90만주를 그룹 직원 약 2800명에게 지급한다고 4일 밝혔다. 한미사이언스의 2015년 12월30일 종가(12만9000원)로 환산하면 총 11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임 회장이 보유한 개인 주식의 약 4.3%, 한미사이언스 전체 발행 주식의 1.6%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 등 한미약품 그룹의 임직원은 월 급여의 1000%에 해당하는 금액을 주식으로 받는다. 직원 1인당 평균 약 4000만원이다.

한미약품은 기업 창업주가 주식을 임직원들에게 무상으로 증여하는 사례는 제약업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성과에 따라 상여금을 주는 일은 종종 있지만, 지분은 경영권을 의미하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지분 증여는 산업계를 통틀어도 흔치 않다.

임성기 회장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땀 흘리며 큰 성취를 이룬 지금, 그 주역이었던 한미약품 그룹 임직원에게 고마움과 함께 마음의 빚을 느껴왔다”며 “이번 결정이 고난의 시기를 함께 이겨낸 한미약품 그룹 임직원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제 한미약품 그룹의 주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2016년 새해에도 함께 힘차게 뛰어보자”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지난달 24일에도 서울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찾아 성금 30억원을 기탁했다. 이는 국내 10대 그룹에 버금가는 규모다.

임 회장이 이렇게 사내외적으로 나눔에 나선 것은 지난해 8조원 규모의 천문학적 신약 기술 수출 성과를 올린 것이 바탕이 됐다. 그는 뚝심으로 수년간 연구개발(R&D)에 공격적인 투자를 했고, 작년에 대박을 터뜨렸다. 7개의 신약을 글로벌 제약기업인 일라이릴리,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 얀센 등에 8조원 규모로 수출한 것이다. 복제약 중심의 내수시장에 매몰돼 있던 제약업계에 약사 출신인 임 회장의 ‘수주 잿팟’은 수출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물론 제약 산업에 대한 정부와 시장의 인식도 크게 바꿨다.

임 회장은 또 작년 수출 성과로 제약업계 최고 주식 부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1월2일, 주당 1만5200원이던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의 지주사)가 작년 말 기준 12만9000원으로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한미사이언스 주식 약 2000만주를 보유한 임 회장은 1년 동안 2조원이 넘는 평가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 직원들은 새해 첫 출근날 임 회장의 선물 소식으로 고무됐다. 한 한미약품 직원은 “그동안 고생해 온 것에 대한 보상으로 큰 선물을 받아 기쁘다”며 “한미약품 주식을 받아 더욱더 주인의식이 생겼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의 선물은 속전속결로 지급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직원 수 만큼 2800여개 주식 계좌를 개설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번 주 안에 지급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1973년 창립된 한미약품은 의약품 합성기술 개발을 시작으로 개량-복합신약, 바이오신약, 항암신약으로 이어지는 한국형 R&D 전략을 통해 글로벌 제약회사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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