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은 부가가치세 부과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로 KT가 1144억원대 부가가치세를 돌려받는 것은 물론, SKT와 LG유플러스가 진행 중인 소송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대법원 3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KT가 송파세무서 등 13개 세무서를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을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인 '에누리액'으로 볼 수 있느냐였다. 부가가치세법은 '공급 당시 통상의 공급가액에서 일정액을 직접 공제하는 금액'인 에누리액을 과세표준에서 제외하고 있다.
1심 재판부는 KT가 통신 가입자에게 단말기 보조금을 지급한 것을 '요금을 깎아준 것'으로 보고 현행법상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단말기 공급가액에서 직접 공제되지 않으면 에누리라고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대법원은 1심의 결론이 옳다고 봤다. KT가 이동통신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얻으려는 목적에서 보조금을 지급했더라도, 단말기 판매가에서 직접 보조금 만큼 할인이 이뤄지는 이상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에누리액'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2006~2009년 대리점에 이동전화 단말기를 공급하면서 단말기 거래와 관련된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한 KT는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은 부가가치세법상 '에누리액'에 해당하므로 납부한 부가가치세를 를 감액해달라"며 일선 세무서에 부가세 경정청구를 했으나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한편 SK텔레콤은 2014년 8월 보조금에 부과된 2900억원대 부가가치세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내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 LG유플러스도 같은 내용의 400억원 대 조세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