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던진 신년 메시지에는 2016년 병신년(丙申年)의 경기 흐름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경계감이 강하게 묻어났다. 이 때문에 주요 그룹 총수들은 위기 상황을 극복해 성장 엔진이 꺼지지 않도록 임직원들이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은 4일 내놓은 신년사에서 어느 해보다 대·내외적 변수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에 위기상황를 딛고 성장을 모색하자는 뜻을 임직원들에게 전달했다.
삼성그룹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공개적으로 신년 경영화두를 던지지 않았다. 다만 이 부회장이 새해 업무 첫날부터 현장경영을 강화하고 챙긴 것은 앞으로 닥칠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에 힘을 모으자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4일 삼성전자 등 전자계열사에 이어 이날도 중공업계열사와 금융계열사를 잇따라 방문해 현장을 챙겼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전일 양재동 사옥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새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813만대로 설정했다. 정 회장은 “올해 자동차산업은 기존 메이커 간의 경쟁 심화와 함께 자동차의 전자화에 따른 산업 구조적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그룹의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미래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같은 날 열린 시무식에 직접 나서 불투명한 경영환경을 패기로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임직원들에게 심어줬다. 최 회장은 “올해는 국내외 경영환경이 상당히 불투명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하지만 SK는 ‘패기’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시무식에서 위기극복과 지속성장을 위해 근본적이고 선제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구 회장은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LG가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산업 구조 변화와 경쟁 양상을 정확히 읽고 선제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른 주요 그룹 총수들도 신년사에서 위기상황을 극복해 지속성장의 틀을 구축하자는 메시지를 던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현재 상황과 맞지 않은 구시대적 사고방식에서 탈피해 기회를 모색하고 성장하자는 의지를 불태웠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임직원들에게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성장 기반을 구축해 나가자고 독려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수익성 확보와 미래 먹거리 발굴 등을 임직원들에게 강조했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또한 위기대응 능력을 갖춰 안정적 수익창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