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완구(66)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장준현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총리에게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이 한 일간지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이 전 총리에게 3000만원을 준 일시, 장소, 금액, 이유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뒤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성 전 회장의 마지막 말을 신뢰할만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성 전 회장 비서진과 이 전 총리의 운전기사 윤모(45)씨 등의 진술,하이패스 내역, 성 전 회장의 일정표 등 객관적 정황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성 전 회장이 죽기 전에 인터뷰를 한 건 나는 이 말을 뱉고 죽으니 너희는 처벌당하라는 정도로 생각된다”며 “자살하기 전에 한 말을 증거로 인정한다면 누군가를 처벌하기 위해서 거짓을 이야기하고 죽는 사람이 많이 생길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 전 총리는 최후진술을 통해 “지난해 3월 총리담화를 통해 해외자원개발 비리 관련 강구책을 마련하라고 했던 원칙적인 입장 표명에 고인과 그 측근들이 서운함을 가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허위로 밝혀진 ‘비타500’ 논란 등을 언급하며 “검찰은 절차적 정의와 공정한 법의 지배를 더욱 고민해달라”고 강조했다. 당초 검찰 수사 단계에서 언론보도 등을 통해 이 전 총리는 돈이 채워진 음료수 상자를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재판 과정에서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재판부는 이날 성 전 회장이 금품을 준 정치인들의 이름을 적은 메모, 한 일간지 기자와 했던 통화내용 녹음파일 CD 사본과 녹취록 등을 증거로 채택했다.
이 전 총리는 2013년 4월 4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시 자신의 지역구였던 충남 부여에 위치한 후보사무실에서 성 전 회장으로부터 선거자금 명목으로 3000만원이 든 쇼핑백을 건네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총리는 논란이 커지자 지난해 4월 20일 취임한지 63일만에 총리직을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