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대기업 다롄완다그룹이 미국 유명 영화사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의 지분 인수에 나섰다고 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사의 지분 인수 논의는 막바지에 이르렀으며 최종 발표는 다음 주 초에 나올 예정이다. 미국 영화제작사 레전더리는 영화 ‘행오버’와‘다크나이트’ 등의 제작사로 유명하다. ‘인셉션’‘쥬라기월드’ 등 흥행작 제작에 출자해왔으며 최근에는 ‘고질라’와 ‘퍼시픽림’ 등 자체 제작에도 나선 업체다. 완다그룹은 이 회사의 가치를 40억 달러로 추산, 이 회사의 최대 주주가 되기 위해 주요 지분 인수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왕젠린 다롄완다그룹 회장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라는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된다. 왕 회장은 그간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집중해왔다. 부동산개발업체로 시작한 다롄완다는 쇼핑몰과 극장 체인 사업을 중심으로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완다그룹은 현재 중국에서만 200개의 극장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또 지난 몇 년간 라이언스 게이트 엔터테인먼트 등과 같은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 스튜디오를 상대로 인수와 협력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지난 2012년 미국 2위 극장체인 업체인 AMC홀딩스를 26억 달러에 사들였으며 지난해 6월에는 호주 극장체인인 호이츠그룹을 3억4400만 달러에 인수했다. 2013년 왕 회장은 세계 최대 규모 영화 스튜디오 건립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중국판 할리우드”를 만들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레전더리는 공격적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할리우드 제작사 중 하나다. 회사는 2013년 중국 국영 영화사와 합작회사인 ‘레전더리 이스트’를 설립한 바 있다. 이 합작회사의 첫 작품인 맷 데이먼 주연의 ‘그레이트 월’은 올해 11월에 개봉될 예정이다.
레전더리는 완다그룹과 손잡고 세계 2위 영화시장인 중국에서 존재감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중국 영화시장은 전년대비 49% 성장한 67억3000만 달러로 성장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상영되는 할리우드 영화 비중은 38%에 그친다. WSJ는 양측의 거래가 성사되면 레전더리는 중국 내에 강력한 파트너를 얻게 되고 완다그룹은 할리우드의 영역에 본격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