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을 가다] 건설근로자공제회 취업지원 서울센터, 구인·구직 연계로 고용안정…건설근로자에 ‘희망 버팀목’

입력 2016-01-0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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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목’건설근로자 열악한 처우에 자가주택 보유 40.2% 전국 평균보다 13.4%P↓… 공제회, 고용불안 건설근로자들이 기댈 수 있는 ‘안식처’ 역할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지난해 5월 서울 양천구 신정네거리 새벽인력시장 인근에 ‘건설근로자 취업지원 서울센터’를 열고 건설근로자를 대상으로 별도의 수수료 없이 취업 알선 및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지난해 5월 서울 양천구 신정네거리 새벽인력시장 인근에 ‘건설근로자 취업지원 서울센터’를 열고 건설근로자를 대상으로 별도의 수수료 없이 취업 알선 및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 달 중 절반은 놀고, 하루 평균 임금은 겨우 12만1000원, 10명 중 6명은 남의 집 살이….”

겨울 날씨가 남들보다 더 춥게 느껴지는 우리나라 건설근로자들의 현주소다. 고용노동부 산하 건설근로자공제회가 지난해 발표한 건설근로자 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건설근로자의 월 평균 근로일수는 전체 산업 근로자 평균(20.4일)보다 5.5일이나 적은 14.9일에 그쳤다. 특히 일감이 부족한 겨울철(12∼2월)에는 한 달에 겨우 13.3일만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건설근로자의 하루 평균 임금은 12만1000원으로, 그마저도 유료 직업소개소를 통해야 하는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10만3000원만 받을 수 있었고 경력이 3년 미만인 경우 일당은 10만원에 불과했다. 건설근로자의 주택 자가 보유율은 40.2%로 나타났다. 전국 가구 평균보다 13.4%포인트 낮은 수치다. 부채 규모는 1000만원 미만의 소액 채무자가 58.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건설근로자공제회가 전국에서 운영 중인 ‘건설근로자 취업지원센터’는 이처럼 끊임없는 고용불안과 열악한 처우에 시달리는 건설근로자들의 일자리 지원서비스를 위한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달 4일 찾은 서울 양천구 신정네거리에 위치한 ‘건설근로자 취업지원 서울센터’에서도 건설 현장 일거리를 찾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 알선과 취업상담이 한창이었다. 서울센터는 새벽마다 300여 명의 건설일용직이 모이는 서울의 대표적 새벽 인력시장의 길목에 있는 만큼 건설업체가 어디서나 필요한 건설기능 인력을 확보하고 건설 근로자는 안정적으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구인구직 서비스 연계가 주 업무다. 또 취업지원, 임금체불 및 산업재해, 각종 복지제도 상담도 무료로 해준다.

박종국 건설근로자 취업지원 서울센터장은 “겨울철 비수기라 일자리를 알아보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많다”면서 “하루 평균 10여 명이 방문하는데 지나가다 입간판을 보고 들르기도 하지만 문을 연지 6개월이 지난 이제는 입소문이 나서 알음알음으로 찾아오는 경우도 상당수”라고 전했다.

공제회는 이곳과 경기도 부천에서 취업지원센터 2곳을 직영하고 있으며 그 외 수도권 4곳과 강원ㆍ전남ㆍ충북ㆍ부산 등 10곳에서는 민간위탁기관을 맡겨 16곳을 운영한다.

지금까지 건설근로자들은 주로 민간 유료 취업알선기관이나 팀반장 인맥을 이용해야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때문에 임금의 10%에 달하는 직업소개비 부담이 적잖았으며 인맥이나 경험이 없는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좀처럼 구하기 어려웠다. 공제회는 취업센터를 통해 무료로 일자리를 알선받을 수 있도록 해 비싼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고 양질의 구인·구직 정보 제공을 통해 실질적인 소득증가와 고용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구인등록을 하러 들른 이곳을 50대 건설근로자는 “철근 분야 건설인력을 쓰는 용역회사를 통해 오랫동안 일을 하다 잠시 집안 사정으로 쉬었는데 겨울철이라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 주변 소개로 이곳을 찾게 됐다고 했다”면서 “나이 제한에 걸리고 건설현장 정보가 많지 않아 고민이었는데 앞으로 이곳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건설근로자 취업지원센터는 소속감을 갖기 힘든 구직자들에게 희망의 버팀목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서울센터에서 상담업무를 맡은 한 직원은 “평소 일거리를 찾아 직업소개소나 건설현장을 전전하다 보면 어느 한 곳에 소속돼 있는 느낌이 덜했는데 센터에서 지원을 받고는 든든하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구직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건설근로자는 지금까지 지자체 일자리센터 등 공공서비스 영역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 센터에서는 실제 상담하러 오는 분들께 기념품이나 현장 구급품 등을 챙겨주면서 현장근로자들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나 기댈 수 있는 안식처가 돼 주고 있다.

하지만 센터 운영에 있어 여전히 건설현장의 구인구직 미스매칭으로 인한 어려움도 적잖다. 박 센터장은 “등록하는 구직자가 많지만 대부분 특별한 기술이 없고 경험이 적은 일반 노무 근로자들은 구입업체들이 요구하는 조건에 맞지 않아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산재 경험이 있거나 나이가 많으면 더더욱 불리하다고 했다.

박 센터장은 “우리나라 건설근로자 나이 제한이 있어 용접 토목 등 전문기술을 갖고 있더라도 60세가 넘으면 단순노무직을 구할 수밖에 없다”면서 “내국인들이 떠난 자리는 외국인들이 다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공제회가 1997년부터 2014년까지 17년간 퇴직공제 가입근로자를 전수조사한 결과를 보면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비율이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내국인 일자리 잠식이 심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전체 퇴직공제 가입 건설근로자에서 외국인의 비중은 2010년 5.7%에서 2011년 6.1%, 2012년 6.5%, 2013년 7.1%, 2014년 7.9%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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