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확성기방송’ 최전방 11개곳서 재개…남북 긴장 고조

입력 2016-01-07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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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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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북한의 4차 핵실험을 8.25 남북합의에 대한 중대위반으로 규정하고, 8일 낮 12시를 기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남북간 긴장수위가 높아질 전망이다.

북한은 지난해 8월 목함지뢰 도발에 따른 대응조치로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인민군 전선사령부의 공개경고장을 통해 “중단하지 않으면 무차별 타격하겠다”고 반발한 바 있다.

8.25 합의에 따라 중단했던 대북 확성기 방송이 4개월여 만에 전격적으로 재개되는 데 대해 이번에도 북한은 반발하며 군사적 행동으로 대응하겠다고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북한의 군사 행동에 대비해 확성기 주변에 북한군 공격에 즉각 반격할 수 있는 화력을 배치하는 등 대비태세를 유지하면서 확성기 방송을 튼다는 계획이다.

확성기 방송은 지난 8월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의 8.25 합의에 따라 재개 15일 만에 중단되기는 했지만 북한이 가장 아파하는 ‘심리전 수단’으로 꼽힌다.

출력을 최대로 높이면 야간에 약 24km, 주간에는 10여km 떨어진 곳에서도 방송 내용을 정확하게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출력만 최대로 높이면 155마일 지역 11개소에 설치된 이 방송 내용을 군사분계선(MDL) 인근 북한군 부대에서 밤낮으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4년 북한의 용천역 폭발사고 당시에는 “용천역에서 대규모 폭발이 있어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했는데 대한민국은 동포애 차원에서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는 등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북한군 최전방 부대 병사들이 부모나 가족에게 쓴 편지 내용 중에 용천역 폭발사고 내용도 적혀 북한군의 사전 검열에서 발칵 뒤집혔다는 얘기도 나왔다.

확성기 방송으로 “인민군 여러분, 오늘 오후에 비가 오니 빨래 걷으세요”라는 내용으로 일기예보를 하면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북한군 부대에서 실제 빨래를 걷었다고도 한다.

1962년부터 확성기 1기당 500W(와트)급 48개의 대형 스피커를 통해 고막을 찢을 듯한 고성으로 시행되던 대북 확성기 방송은 2004년 6월 16일 남북 합의에 따라 중단됐다.

1974년 7·4남북공동성명 발표 이후 중단됐다가 1980년 북측에서 먼저 재개한 데 대해 남측에서 대응한 것을 계기로 재개됐다가 중단됐던 것이다.

노무현 정부 당시 북한이 군사분계선 일대 선전수단 중단과 철거를 요구한 핵심 수단은 대북 확성기 방송이었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외부 세계의 소식을 매일 최전선 북한군 부대와 마을을 대상으로 전파했기 때문이다. 이런 위력 때문에 북한은 남북장성급회담 등을 통해 철거를 집요하게 요구했다.

북한은 확성기 방송이 한 밤 중 개성지역까지 들린다며 중단을 요구해 결국 2004년 6월 장성급회담에서 중단 합의를 이끌어 냈고 이후 철거됐다. 정부는 지난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사건에 따른 5·24조치로 재개 방침을 세웠고, MDL 인근 11개소에 확성기 방송 시설을 재설치했다.

확성기 방송 내용은 ‘자유민주주의 우월성 홍보’, ‘대한민국 발전상 홍보’, ‘민족 동질성 회복’, ‘북한사회 실상’ 등으로 구성됐다. 방송은 하루에 8시간 정도 진행된다.

이 가운데 북한사회 실상에 관한 것이 가장 핵심이다. 북한의 내부 소식뿐 아니라 북한 인권 탄압 실태와 인권의 중요성까지 방송으로 내보냈다. 그래서 북한엔 ‘쥐약’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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