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TV 3파전, HDR이 대세

입력 2016-01-08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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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에서 TV는 MWC에서 스마트폰 이야기만큼이나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꺼리다. 신제품 중에서 가전 3사의 신형 모델 3종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삼성은 지난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65인치, 78인치의 퀀텀닷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SUHD TV(65KS9500, 78KS9500)를 공개했다.

퀀텀닷 디스플레이는 가장 최근에 개발된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나노 단위(10억분의 1)의 미세한 입자로 색과 밝기를 표현하는 기술이다. 시간에 따라 색이 바래지는 유기물(Organic) 소재와 달리 무기물로 구성되어 있어 내구성이 높다는 장점을 지녔다.

여기에 태양의 찬란함과 번개의 번쩍임까지 TV 화면에 고스란히 재현하는 HDR(High Dynamic Range) 기술을 적용했다. TV 시청을 방해하는 반사광을 거의 흡수하는 울트라 블랙(Ultra Black) 기술은 체감 화질과 색감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미국에서는 보통 밝은 조명 상태에서 TV를 즐기기 때문에 이런 기능이 꼭 필요하다고.

디자인의 완벽함을 위해 외부에 나사가 보이지 않는 ‘360도 디자인’도 적용했다. 화면 주변 테두리의 베젤을 싹 없앴다. 세계 최초의 ‘베젤리스(Bezel-less) 커브드 디자인’이라고. 색감과 화질도 중요하지만 그냥 가만히 놔뒀을 때의 모습도 중요하단 뜻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디자인 보다 UI였다. 리모컨을 하나로 통합해 스마트 TV의 첫 화면인 ‘스마트 허브’에서 실시간 TV, IPTV, 게임 등의 콘텐츠로 클릭 한 번 만에 바로 이동할 수 있다. 마치 PC에 USB 장치를 연결하듯이 TV에 연결되는 셋톱박스, 게임기기, 홈씨어터 등 주변기기를 자동으로 인식해 삼성 TV 리모컨 하나로 모두 제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리모컨을 찾아 헤매는 비생산적인 행동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LG전자는 시그니처 올레드 TV, 55G6/65G6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다. 올레드 TV는 백라이트 없이 픽셀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방식을 쓴다. 구조적으로 백라이트가 없기 때문에 빛샘 현상을 막아 완벽한 블랙 표현이 가능하다. 그 결과 HDR(High Dynamic Range) 효과의 덕을 톡톡히 볼 수 있고 색의 왜곡이 없는 시야각이 장점이다.

[시그니처 올레드 TV에는 두께 2.57mm의 올레드 패널 뒤에 투명한 강화유리를 적용했다.]

삼성전자가 보는 즐거움을 택했다면 LG전자는 듣는 즐거움을 택했다. 수준 높은 사운드 재생을 위해 세계적인 오디오 전문회사인 하만카돈과 오래전부터 손을 잡아왔으니까. 이번에도 함께 개발한 스피커를 스탠드에 장착했다. 벽걸이로 설치하면 스피커를 화면보다 뒤쪽에 배치할 수 있어 화면으로 갈 시선을 빼앗아갈 확률도 줄었다. 사람들이 극장을 가는 이유는 하나다. 몰입도가 높은 널찍한 화면과 압도적인 사운드. 물론 팝콘과 콜라라는 중독성 강한 음식도 한 몫 하지만.

4K 브라비아(BRAVIA™) LCD TV는 4K 기술에 HDR(High Dynamic Range)을 적용했다. 현실적이고 실감나는 영상을 위해서라고. 소니는 올해부터 4K HDR 콘텐츠를 지원하는 ‘4K HDR’ 로고가 붙은 브라비아TV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4K 브라비아 LCD TV의 신모델, X93D 시리즈는 ‘슬림 백라이트 드라이브(Slim Backlight Drive™) 기능이 들어간다. 명암, 색재현 능력을 개선해 보다 얇은 TV 디자인이 가능해진 것. 간편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음성 검색 기능을 통해 보다 편리하고 직관적인 시청을 돕는다.

소니 부스에는 차세대 기술 중 하나인 ‘백라이트 마스터 드라이브(Backlight Master Drive)’도 전시돼 있다. 4K HDR이 구현할 수 있는 잠재력을 100% 활용해 고휘도, 고명암비 재현을 위한 기술이다. 백라이트 마스터 드라이브 시연에는 초고밀도 다이렉트 LED 백라이트를 사용한 85인치 프로토타입이 쓰였다.

가전 3사 주력 TV 모델을 살펴보니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HDR 기술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LG전자, 소니의 신형 모델에 공통적으로 적용된 기능이다. TV 뿐만 아니라 다른 디스플레이 시장, 예를 들어 모니터나 휴대폰 시장으로도 기술이 이전될 공산이 크다. 최신 디스플레이 기술이 TV에 가장 먼저 적용되고 점차 하위 모델로 이전되는 건 당연한 순서다.

디스플레이의 차별화는 가전 3사 입장에서는 이제 피할 수 없게 돼 버렸다. 기술적으로 격차를 벌이는 데는 한계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퀀텀닷 디스플레이를 새롭게 꺼내 들었고 LG전자는 OLED 굳히기에 나섰다. 소니는 4K를 내세우고 있다. 새로운 무기지만 과거 LCD와 PDP를 놓고 저울질 하던 시절처럼 아직까진 과도기적인 기술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반면에 LG전자는 OLED 기술의 우위를 기반으로 ‘시그니처’라는 고급화로 발길을 돌린 상태. 소니는 예전 핸디캠의 영광(?)을 재현하려는듯 4K 핸디캠과 4K HDR 브라비아 TV를 나란히 전면에 세웠다.

리모컨, UI의 통합은 TV라는 매개체가 새로운 플랫폼으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물론 예전에 비해 입력 소스가 풍부해졌고 수많은 채널과 방대한 콘텐츠를 한 화면에서 컨트롤 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 리모컨은 음성인식 기술을 만나 보다 쉬워지고 기능이 통합되는 추세다. 리모컨이 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다 보니 UI의 개선은 피할 수 없게된 것. 콘텐츠를 선택하고 시청하는 일련의 과정 역시 간소화돼 마치 앱을 실행하듯 간편해지는 추세다.

이런 분위기에서 콘텐츠 제공자와의 협업 역시 당연한 수순이다. 삼성은 타임 워너 케이블(TWC)과 손을 잡았다. 물론 미국 시장 기준에서다. LG전자는 돌비 비전으로 마스터링된 영상을 인터넷 TV 채널인 넷플릭스를 통해 볼 수 있게 됐다. 소니는 올해 미국에서 출시될 소니픽쳐스홈엔터테인먼트(Sony Pictures Home Entertainment)의 신규 앱 ‘울트라(ULTRA)’를 공개했다. 울트라를 이용하면 소니픽쳐스의 4K 디지털 라이브러리로부터 4K HDR 영화와 TV 쇼를 구매해 소니 브라비아 TV에서 스트리밍을 통해 바로 감상이 가능하다. 소니는 자회사인 소니픽처스의 4K HDR 영화 같은 콘텐츠를 배포하기 위한 새로운 플랫폼 전략을 펼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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