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놨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 시즌이 도래한 가운데 주요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도 하향세를 지속하며 ‘어닝쇼크’ 우려가 현실화 하고 있다. 연초 차이나 쇼크와 북한 핵실험으로 파랗게 질린 국내 증시가 삼중고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8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6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7조3900억원에서 1조2900억원 줄어든 규모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시장 추정치)를 7.2% 가량 밑도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조5717억원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주요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도 하향조정 되고 있다. 코스피 쌍두마차인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추정치)는 1조8730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분기 대비 24.5% 증가한 금액이지만,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같은 해 11월 말 1조9000억원에서 1.2% 하락했다. 같은기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1조1210억원에서 1조892억원으로 줄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249곳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9조8600원으로 3개월 전 전망치인 30조8471억원보다 3.2% 감소했다.
특히 4분기 실적은 전망치를 크게 하회하는 계절성을 갖고 있어 어닝쇼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들이 4분기 충당금을 쌓거나 비용처리를 몰아서 하는 등 회계처리를 하기 때문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4분기 영업이익은 2004년 이후 해마다 컨센서스를 밑돌았고 최근 5년간은 실적 실제치가 컨센서스를 평균 20.6% 하회했다”며 “올해도 지난달 컨세서스 하향조정이 본격화하는 등 4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초 위안화 절화에 따른 차이나 쇼크와 북한 핵실험 등 악재와 맞물려 코스피가 1900선을 위협하는 가운데 기업들의 어닝쇼크 우려가 코스피의 하락 압력을 높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증시 충격과 함께 4분기 기업 실적도 좋지 않은 상황으로 코스피의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단기적으로 1880선까지 하단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일보다 14.91포인트(0.78%) 내린 1889.42로 출발하며 개장과 동시에 1990선이 붕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