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내놨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글로벌 경기 불안과 IT 수요 감소에 따라 올해 1분기까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8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6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잠정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분기(7조3900억원)보다 17.5% 감소한 실적이다. 그러나 2014년 4분기(5조2900억원)보다는 15.31%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2014년 2분기(7조1900억원) 이후 5분기 만인 지난해 3분기 7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으나 한 분기 만에 다시 6조원대로 떨어졌다.
컨센서스(시장 추정치)도 밑돌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조5717억원으로 추정됐다. 잠정 실적은 컨센서스를 7.2% 가량 밑도는 수준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DP) 등 부품단가가 하락했고 환율 효과도 사라진 점이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에는 부품 단가 하락과 함께 환율 효과도 미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와 함께 글로벌 수요 둔화와 경쟁심화,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총체적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부문의 12월 매출 둔화에서 기인한다”며 “사업부 별로는 반도체 3조1000억원, IM 2조원, 디스플레이 3000억원, CE 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경기 부진에 전 사업 부문이 영향을 받으면서 전체적인 수익성도 난조를 보였다”며 “글로벌 경기 불안과 IT 수요 부진 등을 감안하면 올해 1분기까지 실적 개선 모멘텀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함에 따라 올해 1분기 실적 추정치도 급격히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1월말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의 실행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주가에 소폭이나마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동기대비 1.4% 감소한 5조8982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