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기업을 하는가 31] 우주선에도 실릴 수 있는 세계 최고의 보안솔루션을 만들고 싶은 꿈

입력 2016-01-08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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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규 락인컴퍼니 대표

최근 진지하게 ‘나는 왜 기업을 하는가’라고 자문해 본 적이 없었다. 내가 필요한 솔루션을 직접 만들고 싶은 생각에 회사를 창업했고, 이후 여러 시행착오와 수없이 많은 난관을 이겨내며 회사를 이끌어왔다. 조금만 더 하면 뭔가 보일 것 같다는 생각에 회사를 끌어온 2년, 아직 보이는 것이 명확하진 않으나 흐릿하게 그 실체를 드러내려 하고 있다. 제품을 만들었고 투자를 받았고 새식구들이 많이 합류했고 경기도 판교로 사무실 이전을 했다. 내가 알게 모르게 회사는 쑥쑥 크는 아이처럼 성장해가고 있고, 나도 점차 한 기업의 대표로 흔들리지 않는 성장을 계속하고 싶다고 생각하며 이 기고를 시작해본다.

2012년 대형 게임회사의 게임해킹 방어 책임자로 근무하면서 처음으로 스마트폰 보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시작됐다. 당시 불법적인 접근과 해킹으로 스마트폰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였으므로 여러 방향의 게임 해킹에 대한 방어를 구상해야 했다. 모바일 게임이 PC 게임의 인기와 견줄 정도로 성장하는 상황에서 사용자 관점에서는 게임을 하는 도구가 PC에서 모바일로 변경됐을 뿐이었지만, PC와 스마트폰의 보안 방법은 전혀 달랐다. 나는 이미 시장에 출시된 제품 중 스마트폰에 맞는 보안 방식을 적용한 솔루션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존 제품은 초기의 보안 모델로 구성된 너무 낮은 보안성을 가진 제품들뿐이었고, 대부분 PC에서 사용하던 보안 방법을 그대로 스마트폰으로 컨버팅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었다.

결국 니즈는 명확했으나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 없었다. 왜 시장에 이런 제품이 없을까 하는 고민이 계속됐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은 스마트 디바이스로 그 접점을 수렴해갔고, 이에 보안도 PC에서 모바일로 패러다임 자체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지금 필요한 제품을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다. 시장의 규모나 상황을 철저히 분석했다기보다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내 손으로 지금 필요한 제품을 직접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나를 창업의 길로 이끌었다.

10여년 이상 필드에서 보안팀장으로 경력을 쌓았지만, 회사를 창업해서 솔루션을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던 것 같다. 스마트폰의 보안 니즈로 인해 시작했지만 스마트폰 자체가 2007년 처음 휴대전화, 스마트폰, 인터넷이라는 세 가지 주요 기능을 합쳐 IOS 기반으로 나온 애플의 아이폰이 처음이어서 업력 자체가 길지 않았다. 안드로이드는 2008년 버전 1.0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가 2010년 6월 첫선을 보였는데 보급 속도는 광속으로 늘어나 기존 아날로그폰을 거의 대체했다.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도 2009년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불과 2000여개밖에 없던 것이 올해 12월 기준 187만개에 달하게 됐다.

그런데 기다렸다는 듯이 만들어낸 빠른 앱 개발은 ‘만드는 것’ 외에 ‘지키는 것’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실제로 이를 보호할 수 있는 보안솔루션 또한 전무한 실정이었다. 모바일 보안시장이 아직 개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기업과 중견 보안기업들의 시장 진출은 미미했고, 기존 PC보안을 모바일 버전으로 변경한 데 그친 제품이 많았다. 그런데 성장하는 스마트폰 시장에 맞춰 스마트폰 해킹도 만만찮게 싹을 틔웠고, 우리 사회의 뇌관으로 자리잡게 됐다. 한 보고에 따르면, IOS TOP 100 중 87%가 해킹 사고 경험이 있으며, 안드로이드는 더욱 심각해서 TOP 100 중 단 3%를 제외한 97%가 해킹 사고의 경험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스마트폰 게임과 같은 경우에는 출시 후 바로 해킹부터 당하는 사례가 많으며, 이로 인해 많은 신규 게임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또한 은행 앱 및 결제를 할 수 있는 종류의 앱, 기업 내부에서 사용하는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는 앱, 관공서에서 사용하는 앱 등 모든 앱들이 현재 해킹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만들기만 하기에도 바빴던 서비스 사업자와 개발자들이 설혹 보안솔루션을 구매하여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보안성에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 나는 가장 간편하고 빠른 시간 안에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고 싶었고, 2년여의 개발 과정을 거쳐 솔루션을 출시했다. 서비스가 충분히 안전하게 보호 받으면서 중요 정보가 노출되지 않고 신뢰할 만한 앱을 사용하고자 하는 고객들의 니즈에 맞춘 우리 제품은 입소문을 타고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모바일 앱 프로텍터 ‘리앱(LIAPP·LOCKIN APP PROTECTOR)’은 클라우드 기반 안드로이드 앱 소스코드 보호 서비스로 각종 해킹과 위변조 행위, 디버깅(debugging)을 차단한다. 모바일 앱이 리앱 적용 하나로 안전하게 보호되는 것이다. 리앱은 출시 1년 만에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일반회사 모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처음 생각했던 제품 콘셉트와 개발 동기가 시장의 수요와 맞아떨어졌다는 확신이 든 첫번째 제품이기도 하다.

내가 쓸 제품을 내가 만들겠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된 사업은 여러 난관을 거쳐 왔다. 제품 출시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중견 보안기업들도 하지 않는 모바일 보안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에는 자금이 발목을 잡았고, 작은 회사라고 믿지 못하는 의심의 눈초리가 매서웠다. 처음에는 기술력으로 승부하며 다국적 기업들과의 사업 제휴를 통해 이름을 알려 나갔고, 국내 3대 액셀러레이터의 멤버에 선정되며 네트워크를 쌓았다. 같은 비전을 공유하며 모인 보안전문가들이 회사의 일원이 되면서 성장하는 모바일 보안기업의 기틀을 착실히 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산업은행의 국내 최초 모바일 보안기업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락인컴퍼니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강력한 날개를 장착했다.

원래 계획을 세우지 않는 스타일

미래도 3~5년 앞만 내다 본다

계획을 위한 계획은 에너지 낭비

지금, 최고 솔루션 만드는 데 전력

나는 계획을 세우지 않는 스타일이다. 미래도 3~5년만 내다본다. 계획을 위한 계획은 현실의 벽을 만나 쉽게 수정되므로 이를 위해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다. 나는 다만 현재 가지고 있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기업을 한다. 지금은 세계 최고의 보안솔루션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우리가 만든 보안솔루션이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만나 차에도 실리고 우주선에도 실리고 미국에도 가고 화성에도 가는 것이 나의 꿈이다. 5년 뒤 누군가 ‘당신은 왜 기업을 하는가’라고 묻는다면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내가 가진 ‘모바일 보안 1위 기업’의 꿈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글에서 장담하지는 못 할 것이다. 우리는 아직 스타트업의 데스밸리라는 창업 5년이 오지 않았고, 언젠가 다가올지도 모를 데스밸리를 무사히 넘기기 위한 다양한 제품을 준비하며 내실있는 성장을 이뤄내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락인컴퍼니가 이루려 하는 공통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책상 앞에 앉아 개발을 하고, 회의실에서 토론하고 있는 리앱팀을 보면서 내가 가진 현재의 꿈이 이뤄지리라는 희망찬 기대를 가져본다. 2016년의 나는 지금, 세계 최고의 보안솔루션을 만들기 위해 기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울 이태원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스파크랩 데모데이’에서 락인컴퍼니 최명규 대표가 회사 소개 및 리앱 솔루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울 이태원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스파크랩 데모데이’에서 락인컴퍼니 최명규 대표가 회사 소개 및 리앱 솔루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표이사 프로필

- 주식회사 락인컴퍼니 창업

- 네오위즈게임즈 보안팀장

- 뉴테크웨이브 보안 컨설턴트

- 고려대학교 정보보호 대학원

- 1980년 출생

락인컴퍼니

2013년 09월 법인 설립

2013년 11월 네오위즈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네오플라이 데모데이 참가

2014년 07월 기업부설연구소 인증(제2014113540호)

2014년 10월 SaaS 방식의 안드로이드 앱 보호 서비스 ‘LIAPP’ 정식 출시

2014년 10월 애플리케이션 보안 시스템 관련 특허등록(제10-1451323호)

2014년 12월 벤처기업 인증(제2014113493호)

2015년 06월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 5기 선정, 데모데이 참가

2015년 07월 글로벌기업 호스트웨이와 클라우드 보안사업 제휴

2015년 11월 KDB산업은행으로부터 15억원 투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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