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2대주주 '자베즈' 전량블록딜…현대그룹 손실부담 규모는?

입력 2016-01-0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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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2대 주주인 국내 사모펀드(PEF) 자베즈파트너스가 보유 중인 현대증권 지분(9.54%) 전량 블록딜에 성공했다. 이는 최근 현대증권의 주가가 하락하자 현대상선 등과 맺었던 파생상품계약 손실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현대그룹 측의 손실 규모도 77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8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자베즈는 전날 현대증권 보유지분 9.54%(2258만주)에 대한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투자자를 모집, 하루 만에 전량 매각에 성공했다. 매각가는 전일 종가(5840원)에서 12.7% 할인된 5100원이다.

IB 업계의 관계자는 "자베즈가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은 현대그룹이 지속적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증권의 주가 상승 모멘텀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자베즈는 2011년 현대측과 맺은 파생상품계약에 따른 손해가 예상되자 발빠른 결정을 내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실제 자베즈는 2011년 12월30일 현대증권 유상증자 당시 실권주 9.54%를 총 1919억원(주당 8500원)에 인수한 이후 현대상선·현대엘리베이터·현대유엔아이 등 현대그룹 계열사와 현대증권 우선주(보통주로 전환) 2257만7400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했다.

즉 현대증권 주가가 기준 가격(8500원)에서 5000원까지 하락하면 손실분을 현대 측이 부담하고 5000원 미만으로 떨어지면추가 하락분에 대해 자베즈가 부담하는 내용이다. 결과적으로 자베즈는 인수 당시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현대증권을 매각했지만 현대그룹과의 파생계약 덕분에 손실을 입지 않게 된 셈이다. 8일 오전 11시 기준 현대증권 주가는 5410원이다.

이로써 파생계약에 따른 현대그룹측(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유엔아이)이 부담해야 할 총 손실액은 768억원이다. 당초 자베즈 인수금액 8500원과 이번 매각가 5100원에 대한 차액과 해당 주식수를 곱한 금액이다.

다만 자베즈는 손실 보전을 위해 현대상선의 현금 380억원을 담보로 갖고 있는 관계로 현대상선은 손실을 보전해주더라도 약 130억원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현대상선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250억원, 나머지 두 회사 할당 규모는 518억원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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