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업체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S&P500지수 구성 기업의 작년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4.2%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순익은 2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전문가들은 2개 분기 연속 감소세는 통상적인 ‘어닝 리세션’에 돌입한 것으로 본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3.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1년 기준으로 이들 S&P500 기업의 지난해 연평균 순이익 성장률 ‘제로(0)’다. 올해 성장률 전망도 기존 전망치에서 하향 조정됐다. 지난해 10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올해 미국 기업의 연평균 순이익 성장률은 10.3%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7.5%로 2.8%포인트 떨어졌다.
이 같은 우울한 전망에는 원자재 가격 하락세로 직격탄을 맞은 에너지주와 원자재 관련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문제는 저유가 수혜 종목인 소비재 관련기업들마저 작년 4분기 순이익이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국 경기가 실질적으로 회복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소비재 관련주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8.4%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 분기 증가율 13.6%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로 이 마저도 요즘 상한가를 달리는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등 2개 IT 기업이 관련주의 순이익 성장률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유명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시크릿의 모기업 L브랜즈는 물론 게임스톱, 스타벅스, 타깃, 오토네이션 등 내로라 하는 소비재 관련 기업들 25곳이 현재까지 자사 실적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급기야 미국 유명백화점 메이시스는 연말 쇼핑 시즌 실적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주 4000명이 넘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다.
은행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등 미국 5대 투자은행의 4분기 실적은 전 분기 대비 더 악화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유가 하락세가 이어진 가운데 미국 금리인상 이후 중국발 악재 등이 은행 실적에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은행 규제를 강화하는 제도 등으로 인한 구조적인 도전 과제도 이들 은행의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