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 다루는 론스타 ISD 소송 변호사 한명 때문에 6개월 미뤄져

입력 2016-01-1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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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측 변호사 교통사고로 3차 심리 6개월뒤로… 변호사 1명 대체 못해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최종 재판이 우리 측 변호사의 교통사고로 6개월 뒤로 미뤄졌다. 5조원이 넘는 소송액을 다루는 재판에서 정부가 1명의 변호사를 대체하지 못해 재판이 반년 정도 미뤄지는 어이없는 일이 일어난 셈이다.

정부는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ISD 국제중재재판의 제3차 심리가 현지시간으로 지난 5∼7일 네덜란드 헤이그 평화궁에서 열렸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당초 3차 심리기일을 8일까지로 정하고 최종 변론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우리 정부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아놀드 앤 포터)의 주임 변호사가 교통사고로 심리 기일에 불참함에 따라 예정됐던 일정을 단축해 관할 부분 변론까지만 이뤄졌다.

이번 소송은 2012년 11월 론스타 측에서 우리 정부를 상대로 ‘외환은행 매각 승인 지연과 부당한 과세 등 한국 정부의 차별 때문에 손해를 봤다’며 5조원(46억7900만 달러) 상당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2012년부터 미국 로펌 A&P와 론스타 ISD 자문 계약을 체결했다. 정부는 A&P 자문료로 지난해에만 80억원을 지급하는 등 총 340억원의 론스타 ISD 대응 예산 중 절반 정도를 A&P에 지불했다.

하지만 변호사 1명을 대체하지 못해 최종 재판이 6개월이나 연기돼 정부의 무능을 그대로 보여줬다. 최종 변론을 위한 4차 심리는 6월 2∼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소송에서 론스타가 한국 정부에 제기한 ISD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한국 정부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을 고의로 지연시켜 론스타에 손해를 끼쳤는지, 두 번째는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국세청에 납부한 양도소득세 3915억원이 적정한지 여부다.

주요 증인으로는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 한덕수 전 경제부총리,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 권태신 전 국무조정실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회장 등이다.

앞서 1~2차 심리는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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