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대 노령세대라면 삼부토건이란 회사를 건설업계 최고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에 공업과 산업이란 것이 태동한 지난 60년대 당시 삼부토건은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나라 최고 건설업체였다.
삼부토건이 대한건설협회로부터 부여받은 토건 면허번호는 1. 즉 우리나라에서 첫번째로 공인된 종합건설회사가 바로 삼부토건인 것이다. 60년대 삼부토건은 제1호 종합건설사답게 당시의 도급순위 1위를 매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지금도 여의도에 우뚝 서있는 삼부아파트가 그 시절 삼부토건이 누린 영화를 생생히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인 셈이다.
하지만 그 후 60여 년이 지난 현재 대한민국 제1호 종합건설사 삼부가 현재 누리고 있는 위치는 다소 초라하기까지 하다.
삼부토건은 70년대 이후 광역화된 건설사업에 골고루 진출치 못하고 특히 80년대 들어선 종합건설회사의 대표적인 사업인 주택사업을 하지 않았던 것이 주효해 회사의 순위는 갈수록 떨어져가고 있다.
그런 삼부토건이 처음으로 자체 브랜드를 내세우며 다시 칼을 빼들었다. 지난 2003년 삼부토건은 르네상스빌이란 자체 브랜드를 처음으로 런칭하고 주택사업에 본격 진출할 뜻을 밝혔다. 즉 건설업계 최대 형님으로서 위상을 톡톡히 보이겠다는 게 삼부 르네상스가 탄생하게 된 계기인 셈이다.
삼부토건의 주택사업에 견인차 역할을 한 아파트는 성동구 행당동 한양대 인근 삼부아파트다. 지금은 입주 10년차를 넘긴 중고참 아파트가 됐지만 이 아파트는 삼부토건의 주택시장 재진입의 신호탄인 동시에 그때까지 주택시장에서 ‘변방’에 머물러 있던 성동구 행당동이 새로운 중급 주거지역으로 부상하게 된 계기가 됐다.
◆주택시장 재진입 신호탄
행당 삼부아파트는 삼부토건으로선 주택시장 재진입을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다. 왕십리역과 한양대학교 앞에 지어진 행당 삼부아파트는 주거지로서의 입지여건은 썩 좋은 곳은 아니다. 하지만 이 아파트를 시작으로 왕십리와 특히 행당동 일대는 본격적인 주거지역 개발에 들어간다.
90년대 후반 이후 시작된 행당동 역세권 아파트 개발도 애초 행당 삼부아파트로부터 시작한 것. 또 왕십리 뉴타운 개발의 후광효과 아파트로 지목되며 재산가치 상승세도 크게 올라고 있는 것도 행당삼부 아파트의 위상이다.
이후 2000년대 들어 삼부토건은 ‘르네상스’란 자체 브랜드를 런칭하는 데 이른다. 아직 르네상스란 새 브랜드로는 활발한 사업을 하지 못했지만 행당 삼부는 르네상스란 브랜드를 탄생케한 배경이 된 셈이다.
1, 2차 총 650세대가 형성돼 여의도를 제외한 삼부아파트 단지 중 가장 큰 단지인 행당 삼부아파트는 현재 형성하고 있는 매매가도 높은 가격대를 형성한다. 이 아파트 30평형은 평당 1400만원대의 매매가를 기록하며 풍림, 한신, 대림, 한진 등 행당 역세권 대단지 아파트에 못지 않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전세가 역시 평당 600만원 대를 넘어서 행당 역세권 아파트와 유사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회사 사업 성격상 주택사업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행당 삼부와 같이 많지 않아도 주택을 지을 때마다 ‘건설업계의 큰 형님’인 삼부토건의 위상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