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전략 통했다…메리츠화재, 초저금리 시대에 나홀로 '5%' 수익률

입력 2016-01-1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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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가 보험사들 가운데 유독 높은 투자수익을 거두고 있다. 자산운용 전문가로 통하는 김용범 사장이 취임하면서 안정적인 투자처인 채권과 높은 수익을 거둘수 있는 다양한 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메리츠화재의 자산운용 수익률은 5.1%를 기록했다. 약 12조원을 운용자산으로 굴리는 메리츠화재의 투자이익은 5385억원에 달한다. 메리츠화재의 자산운용 수익률은 손보사들 가운데 그나마 높은 롯데손보(4.6%) 보다도 0.5%포인트 앞선다. 또한 동부화재(4.3%), 현대해상(3.97%), KB손보(3.9%), 삼성화재(3.54%) 등보다도 월등히 높다.

실제로 메리츠화재의 올해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은 136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2.3%나 늘었다.

메리츠화재가 독보적인 투자수익을 거두는 비결은 김용범 사장의 공격적인 투자 전략에 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김 사장은 대한생명(현 한화생명)과 삼성화재 증권부, 삼성투신운용(현 삼성자산운용), 삼성증권 등을 거쳐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을 지냈다.

특히 김 사장은 자산운용 전문가로 손꼽힌다. 김 사장은 대한생명에서 경력을 시작했으나 증권부 투자분석팀에 장기간 근무했으며 이후 삼성화재와 삼성투신, 삼성증권을 거칠 때도 채권 운용 등이 주업무였던 채권 전문가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요즘같은 저금리 시대에 수익율이 0.1% 높이는 것도 힘든데 메리츠화재의 수익률은 독보적인 수준”이라며 “김용범 사장이 취임한 뒤 직접 투자를 지시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는 김 사장의 의중을 반영해 다양한 장기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보험사는 부채(보험금)가 존재하기 때문에 부채에 대응하기 위한 안정적인 전략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메리츠화재의 국내 채권 잔액은 4조3226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28%(9467억원) 늘어났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만기가 10년이 넘는 채권을 195.1%(6194억원)나 증가했다.

장기 채권의 경우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메리츠화재는 수익성이 높은 다양한 펀드에 투자해 재미를 보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메리츠코리아펀드에 투자했다. 메리츠코리아펀드로 메리츠화재는 약 282억원의 수익 배당금을 챙겼다. 메리츠화재는 메리츠코리아펀드 외에도 지난 2014년 12월 말 5461억원에 불과했던 성과형 자산상품(상품채권, 국내외 A.I.) 투자규모를 9개월 만에 8200억원으로 늘렸고, 여기서 16.9%의 투자수익률을 거뒀다. BBB등급 이하의 회사채에 투자하면 금액의 10%를 공모주로 배당받을 수 있는 하이일드펀드에도 투자해 청약받은 공모주에서 많은 이익을 챙겼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회사의 기본적인 자산운용 방향은 선택과 집중”이라며 “장기 채권은 무위험이기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어 펀드 등을 통해 수익률을 끌어올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가 펀드에 투자해 재미를 보고 있지만 펀드 수익률이 하락할 경우 투자 수익률도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펀드의 경우 편입한 종목의 주가가 좋지 못하면 수익률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리츠화재의 투자수익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 메리츠코리아펀드의 6개월 성과는 -6.6%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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