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이 사전예고 없이 두부 달걀 등 제품을 기습 인상했다. 소비자 식탁 물가에 비상이 걸린 것과 달리 풀무원 주가는 실적 개선 기대감에 연일 상승세다. 게다가 가격 인상이 식료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경쟁업체의 주가에도 화색이 돌고 있다.
지난 8일 두부시장 1위 업체인 풀무원이 두부와 달걀 가격을 인상했다. 풀무원은 36개 두부제품 판매가를 평균 5.3% 올리고 달걀 제품을 평균 3.9% 인상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풀무원은 지난달 자장면류 제품을 평균 3.1% 올렸고, 핫도그류 제품도 11.9% 인상하기도 했다. 풀무원 측은 “원자재와 포장재 가격 인상분과 최저임금, 4대 보험료 인상분 등을 적용해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망스러운 소비자와는 달리 주가는 즉각 반응했다. 가격 기습인상 후 첫 거래일인 8일 풀무원의 주가는 무려 9.77%가 상승했다. 이튿날에도 2.09% 오르며 실적 개선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 지난해 11월말 소줏값을 인상한 하이트진로의 주가는 한 달 새 약 15%의 상승폭을 보였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풀무원이 주력제품의 가격 인상으로 올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풀무원의 연결매출에서 두부와 계란이 차지하는 비중은 10.7%, 3.5% 수준”이라며 “두 제품의 시장 지배력이 높아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하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두부 시장 선두업체인 풀무원이 가격 인상에 나선만큼 가격 인상이 경쟁업체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쟁 식료업체들의 주가도 실적개선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풀무원의 기습 가격 인상이 있던 8일 이후 샘표식품은 3.57% 올랐고, 대상도 2.2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증시가 침체한 모습을 보이며 연일 하락했던 점을 고려하면 상승폭은 작지 않다.
박 연구원은 “최근 식료품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돼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