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빌 올렛 교수 "제품에 대한 과신...창업자가 빠지는 오류"

입력 2016-01-1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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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아시아 스타트업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구글의 창업 지원 기관인 구글 캠퍼스가 이스라엘과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에 설립된 것을 비롯해 전 세계 주요 벤처캐피탈 및 액셀러레이터등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한국을 다녀갔다. 올해 역시 한국을 주목하는 글로벌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증가할 전망이다.

올 3월 미국 MIT 공대가 주최하는 MIT 글로벌 스타트업 부트캠프 (Global Entrepreneurship Bootcamp)가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열린다. 3월 20일부터 25일까지 본투글로벌,디캠프 등 서울의 주요 스타트업 기관에서 6일 간 열리는 MIT 글로벌 스타트업 부트캠프는 MIT가 예비 창업가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만든 교육 프로그램으로 2014년부터 매년 미국에서 열렸다.

빌올렛 교수

이 행사를 위해 미국 MIT 슬론 경영대학원의 교수이자 MIT 스타트업 바이블 (Disciplined Entrepreneurship)의 저자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빌 올렛(Bill Aulet) 교수가 한국을 찾는다. MIT의 기업가정신센터(Martin Trust Center For MIT Entrepreneurship)의 센터장을 겸하고 있는 빌올렛 교수는 그의 책 스타트업 바이블을 통해  창업 로드맵 24단계 창업 프로그램을 소개한 바 있다.

오는 3월 한국 방문 전 부트캠프에 대한 대략적인 소개와 그의 저서 그리고 한국스타트업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빌 올렛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부트캠프는 어떻게 시작된 행사인가?

부트캠프 프로그램은 MIT 대학 총장인 라파엘 리프(L.Rafael Reif) 의해 시작됐다. 내가 MIT 온라인 강의로 진행했던 기업가정신 강의 (Entrepreneurship 101,102)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폭팔적이였고, 거기서 기회를 읽었다. 온라인 강의가 인기를 얻었지만, 기업가 정신에 대한 교육은 궁극적으로 온라인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팀을 구성하고 동료로부터 배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

참여자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얻는 것은 무엇인지?

글로벌 네트워크가 가장 큰 장점이다. 작년 800명의 지원자 중 단 61명만이 선발돼 부트캠프에 참여했다. 부트캠프는 전 세계에서 선별된 인재들과 함께 팀을 구성해 6일간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마지막 날 데모데이를 통해 평가받는 자리를 가진다. 글로벌 스타트업을 꿈꾼다면 이보다 더 값지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교육과 네트워크는 없다. 또 부트 캠프 학생들은 나와 개인적으로 또는 팀 단위로 1:1 오피스 아워를 가질 뿐만 아니라 다른 MIT의 맨토들과도 1:1 멘토링 시간을 가진다.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관련 인터뷰를 참고해 달라.

부트캠프가 미국이 아닌 곳에서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큰 의미가 있다고 보는데 한국을 특별히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작년 10월에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기업가 정신에 관련된 강연을 진행했는데 당시 학생들의 관심과 열정이 놀라울 정도로 컸다. 그 점이 매우 인상 깊었기 때문에 돌아와 바로 부트캠프의 주최국으로 한국을 선택했다. 또 재벌 또는 대기업에 의해 경제적 성장을 이뤄낸 한국에 창업이라는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방향을 제시하고 싶다는 개인적 목적도 있었다.

작년 한국 방문 당시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므로 내 의견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얘기하겠다. 흥미로운 스타트업들은 항상 숨어있거나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분야를 다룬다.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작년 10월 한국 방문이 지난 2011년 서울대학교에서 진행된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에 참여했을 때보다 훨씬 흥미로웠다는 점이다. 한국이 과거보다 더 큰 에너지를 갖고 변화의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 변화가 매우 짧은 기간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었다.

알고 있는 한국 스타트업이나 창업자가 있다면?

시각장애인을 위한 시계 브래들리를 만드는 이원타임피스의 김형수 대표는 내 제자이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스타트업이다. 또 다른 한 명은 온디맨드코리아의 차영준 대표다. 차 대표 역시 MIT 슬론 경영대학 졸업생이자 제자다. 이번 서울 부트캠프에는 김형수 대표가 멘토로 참여한다.

저서인 스타트업바이블의 원제목은 Disciplined Entrepreneurship이다. 기업가 정신은 배울 수 있는가?

당연히 배울 수 있다. 처음엔 나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누구든 기업가 정신을 배울 수 있다고 본다. MIT에서 매일 두눈으로 확인하고 있다. 매주, 매해 이곳을 거치는 많은 사람들이 기업가 정신을 알지 못했지만, 훌륭한 기업가로 성장해 나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성공하기 위해 기업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팀 빌딩이 가장 중요하다. 스타트업은 개인전이 아니라 단체전이다. 창업가는 같은 비전과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인재 그리고 서로 보완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사람을 모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그 능력이 곧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자질이다. 다음 차트를 보면 팀이 가장 중요하고 그다음이 실행력과 마켓 그리고 마지막이 아이디어다. 파이의 크기가 중요도를 나타내고 있다.

책에서 언급한 24개의 단계 중 스타트업이 가장 어려워하는 단계는 어떤 단계인가?

아이러니하게도 신규 고객 획득 비용 분석 (Calculate the cost of customer acquisition) 단계다.창업가들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는지를 파악하지 못한다. 그리고 항상 그 비용을 낮게 측정하는 오류를 범한다.어떤 단계에서 주로 실패하며 왜 실패하나? 또 그 실패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사람들은 굉장히 다양한 부분에서 실패를 경험한다. 그리고 그 실패의 원인도 모두 다르며 무엇 때문에 실패했는지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첫 단계에서 실패하면 다음 단계를 경험하지 못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아이디어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가지면 성공했다고 착각한다. 단순히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있다는 생각. 그게 가장 큰 문제다. 이성적으로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도 문제다. 그 이유는 창업가들은 매우 자주 자기의 제품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으며 자신의 아이디어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의 의견은 걸러내기 때문이다. 자신이 믿는 것을 끝까지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현실을 직시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새로운 책 출판을 앞두고 있다고 들었는데 간략하게 소개해달라

새 책이 곧 출판되진 않는다. 현재 책 출판과 관련해 3가지 일에 집중하고 있다. 첫째는 스타트업바이블 내용을 업데이트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관련된 워크북을 만드는 것이다. 또 워크북의 주 내용이 될 사내 기업가 정신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예시와 사례들을 참고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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