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회관에서 찍는다면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가 100% 확실하네.”
12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공군회관에서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결혼식 촬영이 있다는 소식이 퍼져나갔다. 다수의 네티즌은 공군회관인 만큼, 파일럿인 정환(류준열 분)과 덕선(혜리 분)의 결혼식이 진행될 것이라고 추측했고, 그 소문은 곧 사실처럼 빠르게 전달됐다.
정말 그럴까? 기자가 직접 공군회관으로 향했다. 정오쯤 공군회관에 가니 발전차와 의상차가 먼저 도착해있었다. 발전차가 있다는 것은 100% 이곳에서 촬영이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공군회관 안에 있는 카페로 들어가 커피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 동안, 소문을 듣고 찾아온 중고등학교 학생들과 주민들로 금세 주변은 북적였다.
리허설이 시작되기 전 공군회관의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뒤쪽 주차장에 가보니 배우 성동일이 웨딩카를 떠나 보내는 장면을 촬영 중이었다. 핑크색 리본으로 꾸며진 웨딩카에 누가 타고 있었는지는 기자도 볼 수 없었다.
공군회관 1층 로비를 지나가는 기자에게 한 스태프는 “혹시 엑스트라 촬영하러 오셨냐”는 질문을 던졌다. 잠깐 촬영 현장에 끼어들어가 볼까하는 장난기 섞인 생각도 들었지만, 드라마 설정상 그 때 어그부츠를 신은 사람은 없을 것 같아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철통보안’을 했다고 알려졌지만, 사실 철통보안은 아니었다. 촬영에 방해되지 않는 선까지는 통제하지 않았다. 커피숍에 앉아있던 사람들과 주변에 서 있던 주민들은 출연 배우들의 얼굴을 모두 볼 수 있었다. 심지어 출연 배우들도 커피숍에 자유롭게 드나들었다. 극 중 덕선의 동생으로 출연 중인 노을(최성원 분)도 검정색 패딩을 입고 커피를 사고 있었다.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한 것은 이 결혼식이 누구의 결혼식이었냐는 것이었다. 신랑이 소문대로 정환일지 사실 궁금했다.
제작사가 스포 방지를 신신 당부한 만큼 기자가 본 것들을 정확히 밝힐 수는 없다. 단 한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촬영지인 공군회관은 극 중에서 공군회관으로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촬영을 위해 붙여놓은 '오늘의 예식' 안내 문구에는 공군회관이 아니라 한 정부기관의 결혼식장 로고가 기입되어 있었다. 그리고 결혼 주인공의 이름도 예상과 달랐다.
따라서 SNS에서 퍼진 100% 어남류의 결혼식이라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었다.
기자가 공군회관에 머물렀던 시간은 1시간 가량. 물론 기자가 떠난 뒤 그곳에서 또다른 결혼식(주인공들의 결혼 말이다)의 추가 촬영이 이뤄졌는지는 알지 못한다. 그리고 굳이 알고자 하지 않았다.
응답하라 1988의 종영까지는 단 2회 남았다. 미리 결과를 알아버리기 보다는 본방을 기다리며 '어남류냐 어남택이냐'를 상상하고 싶었다. 즐거움은 늘 기다리는 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