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은행권은 ISA가 올해 2월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계좌이동제와 맞물려 고객들의 대량 이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주도권을 잡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ISA 계좌 고객 잡기 TF 가동= 시중은행들은 이미 ISA 태스크포스(TF)팀를 꾸리고 대응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시장 선점을 위한 상품 경쟁력을 갖추는 것을 주요 과제로 삼았다. 고객 성향과 조건에 맞는 대표 포트폴리오에서 차별화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고객세분화 및 최적 상품을 구성 중이다.
자산관리에 특화된 프라이빗뱅킹(PB)센터도 운영한다. 국민은행은 최근 서울 도곡동에 스타PB센터를 새롭게 오픈해 명동과 강남에 이어 자산관리 특화 지점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이들 지점은 은행, 증권, 보험 등이 융합된 복합점포로 한 자리에서 고객이 원하는 모든 재무 상담이 가능하다. 센터 인력은 영업점에서 다년간 금융상담업무로 역량을 인정받은 직원들로 구성해 최신 금융정보 제공, 개인 상담, 포트폴리오 제안까지 다양한 맞춤형 고객관리 활동을 수행한다.
지난해 8월 TF팀을 꾸린 KEB하나은행 역시 자산관리 명가라는 이점을 앞세워 특화된 포트폴리오를 제시할 계획이다.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최적화된 상품을 개발하고, 마케팅 협의체도 구성한다.
이달 중 국내 은행권 최초로 로봇이 자산관리를 대신해 주는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도 출시한다. 고객 분석을 위한 8개의 질문을 하면 그에 맞는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24시간 모바일을 통한 상담도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ISA 도입을 위한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외부 시스템 통합(SI)업체와 ISA 상품 판매를 위한 전산 구축 작업에 돌입했다. 그간 은행에서 판매했던 상품과 다른 구조인 만큼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자산관리 전문가를 대신할 수 있는 자산관리 시스템 마련도 추진 중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를 제시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해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신한은행 ISA TF팀은 은행과 지주사의 협의체를 구성해 시스템, 상품 등 관련 분야에 대해 공동 대응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다양한 운용 자산을 발굴해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최적화된 영업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전문인력 양성 나선 은행들= 전문가들은 ISA가 도입되면 은행들에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가 될 것으로 평가한다. 은행이 기존 예금 선호 고객에게 펀드, 보험 등을 판매하면 비이자 수익이 늘어나고, 자산관리에 집중하면서 우량 고객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는 분석이다.
ISA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은행들은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포트폴리오 개발과 이를 판매할 전문인력에 투자하고 있다. 기존 고객들을 다른 금융사로 빼앗기지 않고 신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인재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현재의 비용구조에서 모든 금융상품을 포괄하고, 고객에 맞춤 포트폴리오 설계를 해줄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 1708명의 ‘행복파트너(Branch PB)’를 선발해 모든 지점(854개)에 배치했다. 이는 함영주 은행장 취임 이후 첫 번째 영업력 강화를 위한 시도로, 통합 전 하나은행의 PB명가로서 강점을 기반으로 영업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국민은행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자산관리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연수가 처음 실시된 2012년 310명에 불과했던 연수 참석 인원이 지난해 상반기에만 2000여명으로 늘어났다. 매회 연수신청 경쟁률은 3대 1을 넘는다. 자격증 보유 여부, 과거 연수성적 등의 기준에 따라 선발된 우수직원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다. 수준별 4단계로 이뤄진 연수를 통해 직원들은 자산관리 분야의 핵심 전문가로 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