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이 시각장애인 승객에게 서약서 작성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항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2급 시각장애인이자 시각장애학교 교사인 승객에게 ‘여행 중 유해한 결과가 발생하도 일체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서약서 작성을 요구했다. 이 승객은 아내와 두 명의 자녀와 함께 지난 10일 이스타항공을 이용해 제주여행을 떠났다가 12일 오후 제주공항을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이동하는 여행 일정이었다.
이 승객은 제주공항 내 이스타항공 카운터에서 발권하며 “김포공항에 도착해 아내는 아이들 때문에 혼자 짐을 찾기 어려우니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 직원은 이 승객이 시각장애인임을 알고 해당 서약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는 점이 논란이 됐다. 이 승객은 “그동안 비행기를 타봤지만 한 번도 서약서를 쓴 적이 없다”며 “이스타항공 직원은 ‘몸이 불편한 승객에게 도움을 제공하기 위한 서약서’라고 설명했지만 눈이 정상인 아내가 읽어보니 ‘문제 발생시 책임지지 않겠다’라는 내용의 서약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시각장애를 이유로 서약서를 요구하는 것은 모멸감을 주고 차별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 승객은 한 시간 가량 승강이를 벌인 뒤 서약서를 쓰지않고 여객기에 탑승했다.
이에 이스타항공측은 직원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지점에서 일한 지 1년 된 운송직원의 착오로 인해 손님의 안전을 위한다며 서약서 작성을 문의했던 것”이라며 “불편을 드린점 사과하며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고록 내부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