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가능성이 있는 회사를 저점에서 사는 그룹 총수다.”
우오현(63ㆍ사진) 삼라마이다스(SM)그룹 회장을 두고 인수ㆍ합병(M&A)업계에서 내리는 평가다. 그는 SM그룹의 모태인 삼라와 삼라건설을 제외한 모든 계열사를 인수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SM그룹은 티케이케미칼, 남선알미늄, 대한해운 등 3개의 상장사를 포함, 모두 31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우 회장은 경기의 흐름을 통찰해 왔다. “남들이 고민할 때 나는 행동한다”는 신념을 지닌 그는 1990년대 부실 건설사들이 내놓은 수도권 택지를 사들였다. 건설업 확장의 기반이었다. 이후 분양으로 쌓인 곳간으로 조양, 서림하이팩, 동양생명과학과 같은 제조업을 인수했다.
그는 채권단 관리에 놓인 기업을 주로 사들였다. 남선알미늄은 2001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SM그룹에 인수된 2007년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SM그룹의 해운업 진출을 알린 대한해운도 마찬가지다. 우 회장이 대한해운을 인수할 당시 이 회사는 법정관리 중이었다.
우 회장이 조선사 인수 추진이 주목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SM그룹은 지난 14일 마감된 SPP조선의 본입찰에 단독 응찰했다. SPP조선은 채권단의 자율협약에 받고 있다. 국내 조선업은 위기에 처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 회장이 조선업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두고, 그가 해당 산업의 경기를 저점으로 평가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관련기사 2016년 1월 6일 [SM그룹, SPP조선 인수 추진… 조선사 재편 물꼬트나]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를 통폐합해야 한다는 견해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대기업의 조선사 인수는 의외”라며 “유가와 경기를 복합적으로 봤을 때 우 회장이 조선업의 미래를 밝게 본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우 회장의 SPP조선 인수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SPP조선 매각주관사 관계자는 “SM그룹은 SPP조선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사천조선소 인수 의지가 강하다”며 “몇 가지 조건을 조율하면 다음주 우선협상자로 선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