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조시대’ 제약 빅3 유한양행·한미약품·녹십자 ‘왕좌의 게임’

입력 2016-01-1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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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유한양행 업계 첫 1조 돌파… 지난해 한미약품 8조대 신약기술 수출로 판세 뒤집어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ㆍ허일섭 녹십자 회장ㆍ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왕좌의 게임’을 벌이고 있다. 2014년에는 이정희 사장이 제약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 시대를 열며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하지만, 2016년에는 임성기 회장이 ‘만년 3위’에서 1위로 등극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임 회장은 또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2015년부터 최고 자리를 빼앗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졌다.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수년째 매출 1위를 지켜오던 유한양행은 2014년 제약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당시 녹십자는 매출 9753억원을 기록해 1조원에 못 미쳤다. 허일섭 사장은 2위 자리는 수성했지만, 이정희 사장에게 또다시 승리의 잔을 넘겨줘야 했던 것이다. 한미약품은 2014년에도 3위에 머물렀다.

확정 공표된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 실적도 1위 유한양행, 2위 녹십자, 3위 한미약품으로 순위권의 변화는 없다.

하지만, 한미약품이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와 총 7건, 금액으로는 8조원대의 신약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판세는 바뀌었다. 임 회장의 연구ㆍ개발(R&D) 뚝심이 결정적이었다. 2014년 국내 상장 제약사들은 매출의 평균 8.3%를 R&D에 투자했지만 한미약품은 20%를 쏟아부었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5년 매출액은 유한양행이 1조1048억원으로 가장 높고, 한미약품 1조644억원, 녹십자 1조419억원 순으로 추정됐다. 상위 3사 모두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으며, 기존 2, 3위의 위치가 바뀌어 눈에 띈다.

특히 한미약품은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지난해 1171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유한양행(904억원)과 녹십자(1056억원)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또 한미약품이 올해 매출 1조2217억원을 기록해 1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2133억원으로 관측돼 녹십자(1143억원)ㆍ유한양행(998억원)을 크게 압도할 것으로 분석됐다.

정승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이 지난해 11월 사노피와 얀센으로부터 받은 계약금 6000억원 상당이 2015년 4분기 회계에 반영된다면 한미약품은 업계 예상보다 1년 이른 2015년에 매출 1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약사는 통상 1월 말이나 2월 초에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면서 전년도 실적을 발표한다. 이에 따라 조만간 제약사 빅 3의 순위를 확인할 수 있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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