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60일간의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1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경제 실정과 의회에서 과반수를 야당에게 빼앗긴 마두로 대통령은 비상사태로 국면을 전환하려 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경제 비상사태는 마두로의 국정 연설 전에 이뤄졌다. 마두로는 이날 연설에서 낮은 유가와 자본주의적 투기가 경제위기의 원인이라고 강조하면서 국가통제적인 경제모델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0년 만에 처음으로 자국 기름값을 올리는 등 일부 변화의 필요성은 인정했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지난 2014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주요 경제지표를 발표했다. 지난해 9월까지 1년간 물가상승률은 141.5%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7.1%에 달했다.
경제 비상사태에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이 포함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은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바에 따라 행정명령을 통해 국가 예산을 통제하고 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 아울러 기업들에 현지 생필품 생산을 늘리도록 요구할 수 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원자재 수입에 필요한 달러를 확보해야 하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고 신문은 꼬집었다.
의회를 장악한 야당 관계자들은 다음 주 의회에서 비상사태를 철회시킬 것이라고 공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