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란 제재 해제] 원유 공급과잉 심화할 듯…유가, 추락 가속화하나

입력 2016-01-1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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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하루 산유량, 연말까지 최대 150만 배럴 추가하는 것 목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 추이. 15일 배럴당 29.42달러. 출처 블룸버그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 추이. 15일 배럴당 29.42달러. 출처 블룸버그

이란에 대한 미국과 유럽, 유엔의 경제제재 해제로 국제원유시장에서 공급과잉 불안이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16일(현지시간) 이란이 지난해 7월 서구권과 맺었던 핵합의를 이행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이란에 내려졌던 제재 대부분이 해제됐다. 이란은 이미 제재가 해제될 것을 예상해 석유 생산을 본격적으로 하고자 준비해 왔으며 조만간 세계 최대 산유국의 하나로 복귀할 전망이라고 이날 미국 CNN머니가 보도했다.

이미 국제유가는 지난 수개월간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이란 제재 해제 전망에 전날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와 영국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렌트유 등 대표유종 가격이 종가 기준으로 12년 만에 배럴당 3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브렌트유는 29달러 선마저 무너졌다. 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5.7% 급락한 배럴당 29.42달러로 마감해 지난 2013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브렌트유는 6.3% 빠진 배럴당 28.94달러로 지난 2004년 2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이란의 원유 수출이 제 궤도에 오르면 유가가 더욱 강한 하락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란 하루 평균 산유량이 60만~10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란 정부의 전망은 이보다 더 낙관적이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올해 말까지 산유량을 하루 평균 약 150만 배럴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에 산유량이 하루 420만 배럴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다소 모순적 위치에 있다. 이란이 원유를 더 많이 수출할수록 유가는 더 떨어지게 된다. 비록 이란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낮은 비용으로 원유를 생산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유가가 이렇게 떨어지면 어려움이 처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또 이란은 그동안의 제재로 낡아버린 석유 인프라를 정비할 필요도 있다.

이미 이란 핵합의와 그에 따른 제재 해제가 유가에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다. 이란과 서구권 국가들은 지난해 7월 핵합의를 이뤘다. 브렌다 샤퍼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지난해 합의 이후 이란산 원유가 글로벌 시장에 흘러들어오고 있다”며 “합의 이후 제재가 느슨해져 이란산 원유가 수출될 수 있는 여지를 줬다”고 말했다. 이란 이슈가 선반영됐기 때문에 유가가 더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석유수출국기구(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5위인 이란이 종파간 갈등으로 첨예한 대립을 빚으면서 OPEC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황이다. OPEC은 또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이 터지기 전에도 미국 셰일산업을 고사시키고자 감산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공급과잉 우려에 유가가 계속 하락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CNN머니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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