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 집 고운 집] 프라이버시 지켜주는 ‘ㄷ’자 구조… 채움과 비움의 미학

입력 2016-01-2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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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단독주택 ‘풍경 담은 집’

▲새로운 콘셉트의 단독주택 ‘풍경담은 집’은 기존 단독주택 입주자들의 불만으로 지적된 입주자의 프라이버시와 소음 문제 등을 해결했다. 사진은 ‘풍경담은 집’ 전경.
▲새로운 콘셉트의 단독주택 ‘풍경담은 집’은 기존 단독주택 입주자들의 불만으로 지적된 입주자의 프라이버시와 소음 문제 등을 해결했다. 사진은 ‘풍경담은 집’ 전경.

최근 도심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즐길 수 있는 단독주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좁은 지역에 집중적으로 조성되는 경우가 많아 프라이버시와 소음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때문에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상품성을 강화한 단독주택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입주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한 특화 설계

인테리어 전문회사 ‘인디자인’의 단독주택인 프로젝트명 ‘풍경 담은 집’도 그중 하나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단독주택단지에 자리한 이곳은 기존 단독주택 입주자들의 소리 없는 불만으로 지적된 입주자의 프라이버시와 소음 문제 등을 해결했다.

판교동 일대에 단독주택 1필지는 대부분 231∼264㎡ 규모로, 용적률 70%를 감안하더라도 건축 면적은 161∼184㎡ 미만이다. 흔히 정원 있는 집을 꿈꾸기에는 협소할 뿐 아니라 내부 공간을 구성하기에도 여의치 않다. 소박한 자투리 잔디마당을 찾았다고 기뻐하고 옥상에 정원을 꾸몄다고 만족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진다.

현재 판교동 1000여 가구의 단독주택은 빽빽이 밀집돼 창문 밖으로는 앞집이 보이고, 식사를 하려면 창을 통해 길을 지나가는 행인과 눈이 마주치기 일쑤다. 비록 아파트 생활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받았던 스트레스는 줄었어도 옆집과의 좁은 간격 때문에 아이들은 피아노도 제대로 칠 수 없는 실정이다.

문선희 인디자인 대표는 “입주자의 프라이버시 보호와 함께 사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은 개인 정원과 금토산의 자연 경관을 관람할 수 있는 집다운 집을 만들기 위해 채움과 비움이라는 디자인 콘셉트 아래 주택 설계 디자인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풍경 담은 집은 지상 1∼2층 규모로 대지 면적 231㎡, 건축 면적 113.23㎡다. 일반 판교동 단독주택과 규모 부분에서는 다를 바가 없다.

특히 외부 도로와 접하는 면을 벽으로 차단, ‘ㄷ’자형 주택 구조를 적용해 입주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했다.

건축주는 눈에 보이는 것이 없게 하되 시원하게 탁 트인 주택으로 자리하기 희망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없어야 하는 이유와 시원한 공간이 과연 무엇일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한 이 집에 대한 실마리는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마주 보이는 정원에서부터 하나씩 풀린다.

눈에 보이는 것이 평소에 보기 싫어서 치우고 싶은 마음도 그래서 생기는 것이다.

이에 주택 중앙에는 조경과 수공간으로 이뤄진 개인 정원을 조성했고 1층은 내부 거실, 주방, 침실에 개별 큰 창을 두어 외부 정원과 자연 경광을 감상할 수 있게 만들었다. 정원 앞에 창과 문을 두고 열어 놓으니 솔바람이 불고 소리가 나고 상쾌한 향기가 풍긴다.

2층은 남향의 전면공간을 과감히 덜어내고 사면이 열려 있는 발코니 공간을 만들었다. 하늘, 바람, 비 등 사계절의 풍경과 주택 앞 공원의 500년 보호수인 회화나무의 자태를 고스란히 집안으로 담을 수 있었다. 여기에 건축주의 바람대로 외부 테라스에서 가족들과 바비큐 파티를 하며 모이는 공간이 완성됐다.

◇내부는 화려함보다 친환경

풍경 담은 집의 내부는 화려함보다는 천연 소재를 활용해 친환경 주거 공간을 연출하는 데 주력했고 주요 마감재로는 차분한 패턴과 컬러의 천연 원목과 천연 대리석이 사용됐다.

집 전체의 디자인은 모던 스타일로 설정했으며 화이트 컬러와 천연 무늬목을 사용했다. 무늬목은 다소 중후한 느낌이 강하지만 여기에 화이트 컬러를 적재적소에 사용해 모던하고 심플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포인트로 자리하게 했다.

특히 탄화시킨 원목을 신발장의 마감과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디딤판에 적용해 원목의 단단함과 고급스러움을 집안을 들어서면서 느낄 수 있도록 계획했다.

탄화 원목은 천연 나무를 뜨거운 열로 가공해 시간이 지나도 원목이 갈라지거나 휘어지는 현상 등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컬러 또한 깊이감이 더욱 살아나 최고급 사양으로 쓰인다.

1층과 2층의 계단에는 하늘이 보이는 창을 설치해 사계절의 하늘을 항상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1층은 건축주 부부의 전용 공간이자 가족 모두의 공용 공간이며 집을 방문하는 손님을 위한 파티 공간이다. 이에 거실, 주방, 침실로 이어지는 동선을 계획했다.

건축주가 가장 관심을 둔 공간은 바로 주방이다. 평소 아내와 딸이 요리를 즐기는 점을 고려해 자연과 함께 요리를 즐길 수 있길 공간이 되기 희망했다. 무엇보다 편리한 동선 확보에 중점을 뒀으며 마당의 근경을 가장 많이 누릴 수 있는 곳에 대형 아일랜드 테이블을 설치해 정갈하면서도 기능성을 가진 공간으로 만들었다. 주방가구는 국내 브랜드 중 최고 사양의 유리 소재를 마감으로 하는 제품을 설치해 최신 트렌드가 반영된 고급 주방으로 만들었다.

욕실은 하루의 피로를 풀고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공간인 점을 감안해 천장과 벽체에 히노키 목재로 마감해 가족의 건강을 배려했다.

2층은 자녀들의 개별 공간인 점을 감안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유기적 동선으로 구성원 간의 소통을 이루는 데 디자인의 포커스를 맞췄다. 각 방은 학습의 집중도와 편안한 숙면을 유도하기 위해 컬러 사용을 제한했으며 친환경은 물론 기능성까지 고려한 자재 선택으로 쾌적한 실내 공간을 완성했다.

2층의 데크공간은 적삼목을 전체 마감재로 사용하고 가족실과 연계하여 적삼목의 향기가 가족실로 흘러 들어와 욕실에 이어 또 다른 힐링 공간이 되었다. 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최소의 주택 관리비를 실현시키는 또 다른 의미의 친환경적 주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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