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은의 월드톡]‘약값 폭리’슈크렐리, 아직 정신 못 차렸나요

입력 2016-01-2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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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쉬크렐리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체포되는 모습. 사진=AP뉴시스
▲마틴 쉬크렐리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체포되는 모습. 사진=AP뉴시스

아직 철이 없어서 그런 걸까요. 요즘 소위 말하는 ‘멘탈 갑’인 걸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 있습니다. 이른바 ‘약값 뻥튀기’ 논란을 빚었던 마틴 슈크렐리(32) 이야기입니다.

슈크렐리는 현재 증권사기 혐의와 관련해 형사재판을 앞둔 상황인데요. 그런데도 태연하게 인기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자신의 ‘백수 라이프’를 생중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보통 재판을 앞둔 사람이라면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소송 과정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이 앞서기 마련이죠. 거기다 사회적으로 비판을 받았던 사람이라면 ‘악플’이 두려워 컴퓨터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 것이 보통인데요. 슈크렐리는 그런 걱정이나 두려움은 없는 모양입니다. 현재까지 그가 유튜브 사이트에 올린 동영상은 115개가 넘습니다. 생중계 방송에서 그가 특출난 장기를 선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그가 영상에서 보여주는 것은 기타 치기, 인터넷 서핑, 친구와의 영상통화, 침대에 누워 있기 등입니다. 도대체 이런 것을 왜 인터넷에 올리나 싶은데요.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올린 동영상의 페이지뷰가 최소 199건에서 최대 17만5000건에 이른다는 겁니다.

▲마틴 슈크렐리가 유튜브에 자신의 일상을 생중계하는 모습. 출처=유튜브
▲마틴 슈크렐리가 유튜브에 자신의 일상을 생중계하는 모습. 출처=유튜브

그가 처음 동영상 사이트에 자신의 일상을 생중계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4일.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치료에 쓰이는 ‘다라프림’ 약값을 무려 55배나 인상해 한창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던 때입니다. 여기에 증권사기 의혹이 스멀스멀 제기되던 때이기도 하죠.

슈크렐리는 원래 촉망받던 성공한 30대 젊은 기업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성공은 얼마 가지 못했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거짓말로 사업을 했던 탓이었습니다. 그는 지난 2011년 자신이 설립한 헤지펀드 MSMB캐피탈이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보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주식을 부당하게 빼돌려 이용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MSMB가 실제로는 손실을 내고 있었음에도 투자자들에게 사실과 다르게 큰 이익을 냈다고 투자자들을 속였고요. 이들 투자자가 MSMB펀드의 환금을 요구하자 쉬크렐리는 자신이 운영하던 레트로핀의 현금과 주식을 유용해 환불해줬죠. 거짓말로 투자금을 끌어모으고 새 투자자들을 모집해 받은 투자금을 기존 투자자들에게 이익금이라며 돌려주는 등 투자금 돌려막기를 한겁니다. 결국 그는 지난해 12월 사기 혐의로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체포되는 신세가 됐습니다.

그는 체포 직후 그가 운영하는 튜링제약의 CEO 자리에서 물러났고요. 그가 경영권을 갖고 있던 또 다른 제약사 칼로바이오스는 나스닥 상장폐지를 당하고 급기야 파산보호 신청을 했습니다.

슈크렐리는 20일 법정에 출두할 예정입니다만 슈크렐리 변호인단 측이 새 변호인 선임을 이유로 청문회를 2주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상태입니다. 얼마나 대단한 변호인을 섭외하려고 법정 출두 연기를 요청했는지 모르겠지만, 부디 제대로 된 죗값을 치르고 거짓말이 아닌 진짜 실력으로 승부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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