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회사 레드배지의 아시아 거점으로 국내에 설립된 레드배지퍼시픽이 지난 12월 초 중소기업청에 창업투자회사(이하 창투사)로 등록했다.
레드배지퍼시픽은 국내 유망 중소기업에 브랜드와 마케팅을 가미해 세계무대에 선보이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펀딩 예정 규모는 500억원이다.
김병국 레드배지퍼시픽 대표는 “여러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한국 중소기업은 남다른 기술력에 비해 국제무대로 진출하기 위한 브랜드나 마케팅 여력이 부족하다”며 “이러한 부분에 투자해 기업의 가치를 올려 ‘윈윈’하는 것이 투자 목표이기 때문에 거점을 잡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레드배지퍼시픽 뿐 아니라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인 트랜스링크 캐피털도 최근 창업투자회사 등록을 마치고 벤처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8개 외자유치펀드에 연초까지 약 6700억원이 유입돼 한국 투자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호주계 글로벌 금융기업인 맥쿼리그룹은 지난해 9월과 11월 국내에 대체투자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관련 계열사를 추가로 설립했다. 지난 2008년 그룹 차원 구조 조정의 여파로 서울 지점을 정리했던 ING증권도 8년 만에 재인가를 받아 파생결합증권(DLS·ELS 등) 판매 등 파생영업을 펼칠 예정이다.
이 같은 행보는 최근 바클레이즈를 비롯한 다수 외국계 금융사들이 고전을 겪는 것과 상반된 움직임이라는 평가다. 브로커리지, IB(투자은행), 파생 등 전통적인 자본시장 업무를 해 온 글로벌 IB들이 업황 악화에 아시아 지역 사업을 철수하는 등 한국 시장에서 관련 영역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전통적인 IB 업무는 경쟁이 워낙 치열하고 업황도 악화해 떠나는 회사들이 있지만 맥쿼리나 레드배지처럼 새로운 기회를 엿보는 외국계 회사들이 있다는 점에서 한국 진출을 준비 중인 다른 외국계 자본에 던지는 함의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