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붕’ 코스피 “공포감이 펀더멘털 압도…의미있는 반등 어렵다”

입력 2016-01-21 10:27 수정 2016-01-2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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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털석’…외국인 33일 연속 매도

연초 코스피가 1830선을 위협받으며 증시 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이 모두 ‘멘붕’(멘탈붕괴)에 빠졌다. 이미 지수는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국내 10대 증권사 중 8곳의 올해 코스피 예상밴드(등락범위) 하단도 줄 이탈했다. 애초의 전망치가 무의미해진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외부 악재에 국내 증시가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포심이 펀더멘털을 압도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향후 장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하며 위험관리에 나서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코스피 5개월래 최저치=지난 20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44.19포인트(2.345) 내린 1845.45로 장을 마감하며 지난해 8월 24일(1829.81) 이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3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지난 6일 한국항공우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인한 순매수 전환을 제외하면 지난달 2일부터 전날까지 33거래일 연속 코스피에서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 금액은 5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외국인의 역대 최장 연속 순매도 기간인 지난 2008년 6월9일~7월23일(33거래일 연속, 8조9800억원 순매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외국인의 증시 엑소더스는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과 국제유가 급락,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외 악재에서 비롯됐다. 전날에는 홍콩 항셍지수가 2012년 7월 이후 3년 6개월만에 처음으로 1만900선을 하회하며 증시 하락세를 심화시켰다.

◇코스피 당분간 의미 있는 반등 어려워= 증시 전문가들은 연초 코스피 폭락에 대해 ‘공포심리가 펀더멘털을 압도했다’고 분석했다. 펀더멘털적으로 증시 폭락을 유발할 만한 뚜렷한 악재가 없는 상황으로 공포심리에 따른 과매도 국면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급락은 국내보다는 해외발 악재의 영향”이라며 “아시아 증시가 동반 급락하며 불안심리로 계속 하락하는 현상으로 일종의 과매도 국면이라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불안심리가 진정돼도 큰 폭의 상승세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센터장은 “불안심리가 진정돼도 당장 코스피가 올라갈 만한 요인은 별로 없다”며 “바닥권에서 부진한 양상이 1분기 정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국내 증시 여건이 여타 신흥국보다 나쁘지 않지만 주도주와 모멘텀 부재, 수급 기반 약화 등 부정적인 요인이 많다”며 “코스피가 오는 3월경 저점을 형성할 것이라는 뷰를 가지고 있어 당분간 시황을 관망하면서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지수가 밸류에이션상 저가매수 기회라는 분석도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코스피 저점을 밸류에이션상 1850선으로 잡았는데 현재 지수가 이를 밑돌고 있어 언제든지 반등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판단”이라며 “오는 27일 미국 FOMC(연방시장공개위원회) 회의 결과 금리인상 속도 조절 등 시장과 교감이 확인되면 주가 저점 인식이 강화되며 상승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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