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PD, “한국 넘어 중국 그리고 글로벌콘텐츠 성공을 꿈꾼다”[배국남의 직격인터뷰]

입력 2016-01-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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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프로그램도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김영희PD(사진=미가미디어 제공)
▲중국 프로그램도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김영희PD(사진=미가미디어 제공)
“좋은 프로그램은 만들기 쉽습니다. 하지만 좋은 프로그램을 재밌게 만드는 것은 어렵습니다. 좋은 프로그램을 재밌게 만들겠습니다!” 일순간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지난 19일 오후 7시 영하 17도의 차가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300여명의 중국 기자단과 팬들이 몰린 중국 베이징 메리어트 호텔 그랜드볼룸. 중국 후난TV에서 23일부터 방송하는 ‘폭풍 효자(旋風孝子)’제작발표회 무대에 오른 연출자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황샤오밍, 쩡솽 등 6명의 중국 스타와 수백 명의 취재진과 팬들이 귀를 기울였다. 바로 중국 안방에 진출해 14억 중국 시청자를 울리고 웃길 채비에 마친 김영희 PD다.

대표로 있는 중국 베이징의 외주제작사 BNR(Blue Flame&Rice House) 사무실에서 만난 김영희 PD는 “한국과 중국에서 저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담감을 느끼지만 좋은 프로그램으로 중국 시청자의 좋은 반응을 끌어낼 자신 있습니다”고 특유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4월 29년간 근무했던 MBC에 사표를 낸 뒤 국내외 많은 곳에서 회사 설립과 투자제의를 받았지요. 심지어 머니게임을 전문으로 하는 중국 상하이 투자사 몇 곳이 엄청난 투자 조건을 내세우며 제의를 했지만, 프로그램 제작에 집중할 수 있는 회사의 투자를 받아 제작사를 만들고 좋은 조건으로 후난TV에서 제가 연출한 프로그램을 방송할 수 있게 됐습니다.”

사표를 낸 이후 과정을 설명한 김영희 PD는 “부모와 연예인 자식이 5박 6일을 함께 지내며 특정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을 다큐예능 방식으로 보여주는 ‘폭풍효자’는 600여 명의 한국과 중국 제작진이 투입되고 한국의 한 지상파 방송사 모든 예능 프로그램 1년 치를 제작할 수 있는 수백억 원을 들여 만든 프로그램입니다”라고 중국 현지에서 처음 연출한 프로그램에 대해 말했다.

진부할 수 있는 효도를 주제로 내건 ‘폭풍효자’에 대해 “효는 진부할 수 있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소중한 가치이며 지켜야할 덕목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철저히 웃음으로 잘 소화해 전달해주면 효에 대한 인식이 약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시청자들도 호응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며 그동안 ‘느낌표’ ‘칭찬 합시다’ 등 공익 버라이어티를 성공한 김영희 PD의 중국표 공익 버라이어티의 기대감을 높였다.

김영희 PD는 유능한 한국 연출자들이 속속 중국으로 진출해 한국 예능의 수준 저하 등 인력유출의 부정적 현상이 초래된다는 입장에 대해 단호했다. “저는 인력유출이란 말에 대해 동의하지 않아요. 이제는 한국, 중국이라는 국가 간의 경계가 아닌 글로벌한 관점에서 방송 시장을 바라봐야 합니다. 한국방송 PD들도 해외로 나가는 게 당연합니다. ‘폭풍효자’는 올해 4월 세계 최대 콘텐츠 마켓인 칸 MIP TV 2016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어느 국가의 콘텐츠가 아니라 글로벌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지향해야 이제 한국 방송인들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5명의 한국 PD들이 제작사에 합류한 데 이어 조만간 4명의 유능한 한국 PD를 추가로 영입해 프로그램 제작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희PD가 연출한 '폭풍효자'에 출연한 황샤오밍 등 출연 스타와 가족들.(사진=미가미디어제공)
▲김영희PD가 연출한 '폭풍효자'에 출연한 황샤오밍 등 출연 스타와 가족들.(사진=미가미디어제공)

한국과 중국의 상이한 제작방식, 정서와 문화의 차이 등으로 제작에 어려움이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 김영희 PD는 “중국판 ‘나는 가수다’ 제작에 참여하면서 중국 제작방식을 익혔다. 또한, 중국의 정서와 문화는 꾸준히 공부하고 중국 스태프들을 통해 파악하고 있다. 큰 어려움 없이 ‘폭풍효자’를 제작했다. 올 가을 즈음 새로운 프로그램 제작에 돌입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김영희 PD는 “중국 사회에 기여하고, 14억 중국인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목표다. 프로그램을 통해 의미 있는 가치와 메시지를 남기고 싶다. 내가 만든 프로그램이 중국과 중국인의 의식과 문화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PD로서 큰 보람일 것이다. ‘폭풍 효자’가 시발점이다. ‘푹풍 효자’가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강력하게 피력했다.

김영희 PD와의 중국 인터뷰를 끝낸 뒤 한국으로 돌아와 23일 첫 방송한 ‘폭풍효자’의 시청자의 반응을 살펴봤다. 시청률 1.36%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고 시청점유율은 7.84%에 달하는 등 쾌조의 스타트를 했다. “생각한 거보다 훨씬 재밌다, ‘旋風孝子’가 시청률 전국 1위 하길 바란다” “좋은 프로그램이다 계속 힘내길 바란다” 등 시청자의 반응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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