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그룹 계열 세아베스틸(옛 기아특수강)의 2대주주인 외국계 AIFML(AIF Steel Investment Holding Pte. Ltd.)이 보유지분 8.4%를 국내 기관들에 전량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그동안 기관들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유통물량 부족에 시달려왔던 세아베스틸의 주가에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22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장개시전 세아베스틸 지분 8.37%(300만주)에 대해 시간외 대량매매가 발생했다. 금액으로도 주당 1만7000원씩 51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규모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시간외 대량매매가 외국계 주주가 국내 투신권과 은행권으로 물량을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계 주주는 세아베스틸 2대주주인 AIFML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대량매매 주식이 AIFML의 보유주식 300만주와 일치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
AIFML은 지난 2003년 세아그룹의 기아특수강 인수 과정에서 이듬해 2월 기아특수강구조조정조합으로부터 300만주를 주당 5750원씩 총 172억원에 인수했었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도 “AIFML 지분이 국내 기관들에게 넘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기관이 인수했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대량매매의 매도 주체가 AIFML가 맞다면 AIFML은 세아베스틸 지분투자 3년여만에 주당 1만1250원(195.7%)씩 총 337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시세차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AIFML은 프랭크 러셀 컴퍼니(Frank Russell Company)와 동남아시아 국가 연기금에서 출자 받아 아시아지역의 통신, 전력, 유통분야 등 기초핵심 산업분야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하는 홍콩계 투자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또 AIF와 러셀AIF(Russell AIF Asia II) 2개의 펀드를 운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아베스틸 입장에서는 이번 대량매매로 주가에 미칠 영향이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최대주주 세아홀딩스 및 특수관계인이 69.39%, AIFML이 8.37%를 보유하고 있어 유통물량 부족에 시달려왔기 때문이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최근 기관들의 회사 방문이 잦아지는 등 관심은 높은 편이었지만 유통물량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며 “최근 철강주들의 강세 속에서도 소외됐던 것도 이 같은 유통물양 부족이 한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2일 세아베스틸 주가는 전날 대량매매에 따른 유통물량 부족 해소 기대감을 반영하는 듯 오전 10시 현재 7.49%(1300원) 급등한 1만8650원을 기록중이다. 지난 11일(종가 기준 9.79%) 이후 최대 오름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