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경기 침체와 함께 내수부진이 우려되면서 2월 기업경기 전망을 지난 2년 내 가장 어둡게 내다봤다.
28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2월 종합경기 전망치는 86.3으로 7개월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번 전망치는 지난 세월호 사고 대 수치인 94.5보다 훨씬 낮고, 지난해 7월 메르스 사태 여파로 84.3로 추락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망치를 부문별로 살펴보면 내수(89.8), 수출(92.3), 투자(96.0), 자금사정(97.0), 재고(103.3), 고용(94.7), 채산성(93.5)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재고는 100 이상일 때 재고과잉을 의미한다.
이번 기업 경기전망이 급락한 것은 중국 성장 둔화, 환율 불안 등의 대외 요인뿐만 아니라 민간소비 위축 등 대내 요인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기업들은 경영에 우려되는 사항으로 민간소비 위축(30.6%)과 중국 성장 둔화(20.8%)를 가장 많이 답했다. 지난해 개별소비세 인하, 블랙프라이데이 등으로 소비가 개선되는 듯 했지만 올해 그 효과가 소멸되면서 기업들이 소비절벽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 홍성일 재정금융팀장은 “2월의 설 명절 효과에도 불구하고 전망치가 급락한 것은 대외 요인뿐만 아니라 민간소비 위축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실제 기업경기실사지수 1월 실적치는 92.1로 9개월 연속 기준치인 100을 하회했다. 실적치를 부문별로 보면 내수(95.1), 수출(93.7), 투자(96.5), 재고(104.2), 고용(97.0), 채산성(97.7) 등으로, 자금사정(100.9)를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부진했다.
홍 팀장은 “소비 진작을 위한 정책 마련과 금융시장 모니터링으로 대내외 불안 요인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