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경기 둔화를 배경으로 한 자본 유출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위안화의 국제 무대에서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중국 정부의 야망을 좌절시킬 우려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본토 은행들이 외국 기업들의 본국 송금에 대해 좀 더 세부적인 자료 제출을 요구할 것을 지시했다. 여기에는 중국에 들어와있는 외국 기업들의 본국 이익금 송금을 제한하거나 홍콩의 은행에 의한 위안화 대출 규제, 위안화 펀드에 의한 해외투자 금지 등이 포함된다.
WSJ는 이들 조치 대부분은 일반인에게 공개돼 있지 않지만 위안화의 투기적 거래를 억제하고 해외로의 자금 이전을 단속하려는 인민은행의 노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WSJ에 “(인민은행은) 자본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모두 최근 조치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인민은행은 외국인 거주자 및 외국 기업에 기간물 양도성 예금(CD) 매입을 인정하는 등 자국 내로 투자를 회수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저축예금에 국한돼있다.
중국 당국의 자본유출 방어는 중국에서 대량의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블룸버그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12월 자본유출은 1587억 달러로, 9월의 1943억 달러에 이어 2015년 중 두 번째로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지난해 전체 자본유출이 1조 달러에 달해 2014년의 1343억 달러보다 7배 이상 늘어났다. 이는 블룸버그가 해당 통계를 시작한 지난 2006년 이후 최대 기록이기도 하다.
한편 인민은행은 이번주 두 차례의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3년래 최대 규모의 유동성을 금융시스템에 공급했다. 춘제(구정) 연휴를 앞두고 늘어나는 자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인민은행은 28일에도 역레포를 통해 총 3400억 위안을 공급했다. 내역은 7일물이 800억 위안, 28일 물이 2600억 위안이다. 제시된 금리는 각각 2.25%와 2.6%로 이전과 다르지 않았다. 앞서 인민은행은 26일에도 총 4400억 위안의 역레포를 실시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주 자금 공급 규모는 5900억 위안으로 2013년 2월 이래 최대 규모였다.
은행 간 자금 거래 센터(NIFC)의 가중 평균 7일물 레포는 상하이 시간 오전 11시 9분 현재 전일 대비 2베이시스 포인트(bp, 1bp = 0.01%) 하락한 2.29%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