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그룹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에 전환사채(CB) 물량 부담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주가가 지난달부터 꾸준한 오름세를 타고 있지만 발행주식의 20%나 되는 CB가 잠복하고 있어서다. 게다가 CB가 전액 주식으로 전환될 때는 지배주주 지분이 11.7%나 축소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농심홀딩스는 2005년 4월 국내 일반공모를 통해 800억원 규모의 만기 3년(표면이자율 1.0%, 만기이자율 2.5%) 짜리 1회차 CB를 발행했다. 주식 전환 조건은 2005년 5월부터 시작해 2008년 3월까지 CB 8만3000원당 보통주 1주로 바꿀 수 있다.
이 가운데 2005년 6월 1137만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3억원(1만5900주) 정도만 전환청구권이 행사(신주 상장일 기준) 됐을 뿐 787억원 가량은 미전환된 채 남아있다.
올들어 농심 주가는 지난 3월29일 7만7600원까지 하락한 뒤 4월 중순 8만원대를 회복하며 22일 현재 1회차 CB 전환가격을 훌쩍 넘어선 8만6400원을 기록중이다.
아직은 주가가 전환가에 비해 4.5% 정도 밖에 높지 않아 남아있는 CB가 대거 주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하지만 남아 있는 CB 금액이 대규모란 점을 감안할 때 향후 농심홀딩스가 반등 흐름을 이어가며 차익 메리트가 커 갈 경우에는 주식 전환이 봇물을 이루며 수급상 변수로 작용할 개연성이 있는 것이다.
CB 잔여 금액 787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에는 총 94만주 가량으로 현 발행주식(454만주)의 20.9%에 이른다.
또 농심그룹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의 지배주주 지분 축소를 불러오게 된다. 현재 농심홀딩스는 최대주주인 신동원 부회장(36.75%)이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67.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남아있는 CB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에는 지배주주 지분은 55.9% 가량으로 줄어들게 된다.
농심홀딩스 관계자는 “CB가 단기적으로는 수급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식으로 전환되면 그만큼 부채가 줄어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등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